0...30일 오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범기독교장으로 거행된 고 김선일씨의 영결식은 유가족 등 참석자들의 끝없는 눈물로 말 그대로 `눈물바다'가 됐다. 오전 9시 50분께 경찰악대에 맞춰 경찰 의장대의 손에 들려 김씨의 시신이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아이고, 우짜꼬, "얼마나 무서웠겠노"라고 외치며 곳곳에서 흐느껴 장내는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운구행렬을 말없이 뒤따르는 유가족들은 흰장갑을 낀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어깨를 들썩거렸다. 어머니 신영자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조용히 "선일아, 선일아"하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였고, 아버지 종규씨도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채 흐느꼈다. 특히 김씨의 친구 임보혜씨가 추모시를 낭독한 뒤 김씨가 무장세력앞에 무릎꿇은 채 울부짖었던 `I don't want to die, I want to live'라는 구원의 목소리를 되새기며 절규하자 참석자들은 터져 나오는 율음을 참지 못했다. O..영결식장 연단 중앙에는 김씨의 대형 영정과 함께 우리말과 영어, 아랍어로된 `나는 이라크를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2개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고인이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된 직후 모습으로 추정되는 비디오와 함께 장례식 장면이 소개됐고 자막을 통해 `그의 피가 이라크를 새롭게 하길 기도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어 아버지 종규씨는 "나는 (선일이가) 내 아들이지만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앞으로 선일이의 뒤를 따라 열심히 하나님을 믿고 살아갈 것을 결심했다"며 비통해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연단앞에 마련된 추모단에는 김씨가 항상 쥐고 다녔던 성경이 놓여졌고, 성경을좌우로 헌화된 국화꽃이 그의 마지막길을 장식했다. 0...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은 국민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아끼지 않았다. 유가족 인사에 나선 누나 향림(41)씨는 "각처에서 바쁜 가운데도 불구하고 선일이의 장례식에 참석해준 모든 분과 이 자리를 지켜보며 애도의 뜻을 전하는 국민들께 유가족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인사했다. 향림씨는 이어 "고인은 비록 갔지만 그 죽음으로 인해 이라크와 중동에 평화를가져오는 한알의 밀알로 남기를 원한다. 여러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고 전했다. O...가수이자 장로인 윤형주씨가 영결식에서 고인이 이라크 현지에서 사용하다유품이 된 통기타로 추모곡 `순례자의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좀처럼 다른 사람의 기타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윤씨는 "머나먼 타향 이라크에서 부모님과 고향이 생각날 때마다 노래를 불러 손때가 묻어 있는 김씨의 기타를 치며 추모곡을 부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고인이 순례자처럼 이 세상을 떠돌다 고향인 하늘나라로 가라는 뜻에서 `순례자의 노래'라는 추모곡을 선택했다"면서 "`아득한 나의 갈길 다가고 저동산에서 편히 쉴때 내 고생하는 모든 이들을 주께서 아시니..'로 시작되는 이곡은김씨를 위한 노래같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민영규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