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와 관련,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회견 후 배포한 회견문을 통해 '라이브'를 선호하는 본인 스타일을 또 한번 확인시켰다.

이날 법무부가 회견 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A4용지 5장 분량의 회견문은 워드로 작성한 문구 여기저기에 장관이 자필로 수정, 첨삭한 내용들이 그대로 담겨 있는데다 마지막 페이지의 중반 이후는 전부 장관의 자필로 씌여져 있어 급히 서둘러 작성된 흔적이 역력했다.

정부부처가 기자들에게 배포되는 회견문은 통상 실무자에 의해 작성된 초안이 발표자의 감수를 거쳐 재작성된 `완제품'이기 마련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배포된 발표문은 강장관이 보여준 또 하나의 파격이었던 셈.

강 장관은 정병두 검찰1과장이 작성한 초안에 본인이 직접 가필과 수정을 한 회견문에 대해 "초안을 검찰1과장이 잡긴 했지만 내가 다 쓴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해 회견문에 본인의 의중을 충분히 담았음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이날 송광수 검찰총장의 거취문제 표명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강 장관은 언론이 본인 또는 총장의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한 점을 의식한 듯 기지회견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찬 뒤에도 기자들에게 "실망하셨죠? 언론의 상상력은 대단합니다"라고 시니컬하게 말해 눈길을 모았다.

앞서 강 장관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과천 법무부청사로 출근하면서 몰려든 기자들을 보고 처음에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인사하는 등 밝은 표정이었으나 기자들이 중수부 폐지 문제와 거취표명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을 쏟아내자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굳은 표정의 강장관은 기자들에게 "언론이 과장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언급한 후 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강장관은 출근길에 집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상황은 무슨 상황. 너무 과장하지 마시죠. 그럴 필요 없는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마약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다 몰려든 기자들에게 "아침부터 수고한다. 많은 분들한테 신경쓰게 해서 미안하다"고 간단히 언급했으며, 장관 회견후 대검 공보관을 통해 사태를 야기한데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윤종석 기자 jhcho@yna.co.kr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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