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들은 모처럼 엄마.아빠에게 최고의 대접을 받고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한 때를 보냈으나 부모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에 얼굴을 찌푸려야했다. 시민들은 매번 되풀이되는 바가지 상술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김밥과 음료수 등먹거리는 직접 싸온 경우가 많았으나 노점 앞에서 이것저것 사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들을 구슬르고 달래느라 힘겨운 오후를 보내야 했다. 5일 오전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서울대공원 입구까지 200m 구간을 300여개의 노점상들이 가득 메웠다. 김밥과 생수, 커피 등 식음료부터 인형과 풍선 등 각종장난감을 파는 상인들로 거리가 넘쳐났지만 물건을 사는 부모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않았다. 시중에서 500원에 파는 500㎖ 생수는 1천원에 팔렸고 500원짜리 청량음료는 1개에 2배도 넘는 1천200원에 팔렸다. 피카츄 그림 등이 그려진 헬륨 풍선은 1개에 5천원까지 받았으며 비누방울 놀이장난감은 1만원이나 했다. 다섯살바기 아들과 세살짜리 딸의 손을 잡고 대공원을 찾은 박상범(36.자영업)씨는 "좋은 기분으로 놀러왔는데 역에서 나오자마자 노점상도 너무 많고 물건값도너무 비싸 기분을 망쳤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는 동작구 보라매공원을 찾은 주부 차명선(37)씨는 "장난감이 너무 비싸지만 아이가 투정을 부리고 어린이날이어서 사주지 않을수 없었다"고 불평했다. 어린이날 대목을 맞아 직접 노점을 연 상인들도 물건값이 너무 비싸다는 데에는이견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공원 앞 노점상에서 아르바이트 삼아 음료수와 필름 등을 판매한 대학생 이모(23)씨는 "주위 시세에 맞춰 팔고 있는데 사실 좀 비싸다고 생각한다. 700원짜리 음료수를 1천500원 받고 파는데 손님 3명 중 1명은 가격을 묻고 너무 비싸 그냥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라매공원에서 풍선을 파는 한 노점상은 "물건값이 비싸다는 건 알지만 매년한 차례 돌아오는 대목을 놓칠 수 없어 손님들의 눈총을 무릅쓰고 값을 비싸게 받고있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