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당선된 의원 중 상당수가 이번엔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16일 현재까지 당선자 53명과 부인또는 선거사무장등 핵심선거운동 관련자 8명등 검찰에 입건된 경우가 61건에 이르고 있다. 또 선거와는 별도로 대선자금 및 기타 금품수수 사건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당선자도 9명이나 된다. 특히 선거 후 고소 고발이 증가한다는 전례에 비춰봤을때 사법처리 대상이 될 의원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무더기 당선무효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선자 61명 등 수사 본격화 =대검찰청 공안부(홍경식 부장)는 이날 현재 17대 총선 당선자중 53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당선자의 배우자 등 8명에 대해서도 입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맹곤 김기석, 자민련 류근찬 당선자 등 3명은 최근 기소돼 재판에 계류 중이며 한나라당 홍문표 당선자는 이미 작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계류재판' 발목 =일부 당선자들은 현재 계류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당락이 엇갈릴 수 있다. 광주 서구갑에서 당선된 열린우리당 염동연 전 대통령 특보는 '나라종금 2억8천만원 로비사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 판단 여부에 운명이 갈리게 됐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강원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및 국회 위증 혐의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전 실장은 2002년 11월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상태다.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 역시 굿머니에서 3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민주당측 저지로 구속을 모면한 민주당 한화갑 의원(전남 무안ㆍ신안)도 검찰이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한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SK그룹측에서 4억원을 받은 혐의다. 또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민련 이인제 의원도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운명을 맡기게 됐다. 이밖에 한나라당 이규택 정형근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 민주당 김홍일 의원도 기타 재판에 계류돼 있다. 한편 법원은 총선사범에 대해 △궐석재판 △1년 안에 형 확정 △벌금액수 확대 등의 강화된 처리지침을 마련한 상태다. 이관우ㆍ강동균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