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훨씬 넘긴 전직 대학 학장이 전문기술을 익히기 위해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1년 과정의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남직업전문학교 카일렉트로닉스과에 들어간 정만식씨(66)는 대전 목원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으며, 사회과학대학 학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했다. 그가 생소한 분야인 카일렉트로닉스(자동차정비)과를 선택한 것은 해외 오지 봉사활동을 위해서다. 정씨는 90년대 초반부터 학기중 학생들과 함께 깡통·폐지를 수집해 주변 요양원에 기부하는 봉사 활동을 펼쳤다. 또 평소에는 집 근처 산을 오르내리며 재활용품을 모아 틈날 때마다 요양원을 방문해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봉사에 머물지 않고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 동남아 오지로 봉사활동을 떠날 계획이다. 정씨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없이 해외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자동차를 직접 고쳐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입학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든 사람에게 교육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처음엔 젊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다보니 어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 융합이 잘 되고 도움도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