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20대들 사이에 무조건 직장을 구하고 보자는 '묻지마 취업' 풍조가 만연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적성이나 직종특성이 맞지 않아 사회 첫 출발부터 좌절을 겪고 사표를 내는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인재채용 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15일 직장인 68만5백97명을 대상으로 근속기간 등을 조사해본 결과 10명중 6명이 '조건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구한다'고 대답했다. 조사 관계자는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장기비전이나 인생설계 등을 해서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취업관은 비현실적인 공론이 됐다"면서 "그 결과, 미래불안 등으로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직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이런 현상은 기업들의 인사관리 및 생산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 '한 직장에 6개월을 못다녔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15.5%인 10만6천2백11명에 달했고 이중 62.6%(6만6천4백99명)가 20대로 나타나 신세대의 조기 이직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어렵사리 회사에 들어간 후 6개월을 못채우고 직장을 그만두는 셈이다. 2위는 30대 35.1%(3만7천2백88명)가 뒤이었다. 다음은 40대 1.5%, 50대 이상 0.7% 등의 순이었다. 20대 이직이 이처럼 잦은 것은 기업이나 직무에 대한 정보나 이해 없이 닥치는 대로 직장을 구하기 때문이라고 인크루트측은 분석했다. 이렇게 취업하더라도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다시 구직전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인크루트가 구직자 2천9백24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 자격요건과 맞지 않거나 모자라는 부분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설문한 결과 58.2% 가 '일단 지원하고 본다'고 응답해 구직난 가운데 '묻지마식 취업관'이 팽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업들이 경력직 중심으로 수시채용을 실시하고 있어 일단 노동시장에 진입한 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다는 의식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이 낮을수록 사표를 쓰는데 대한 거부감이 적어 연령에 따른 차이를 보여줬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