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털려던 10대 택시강도를 도운 택시운전사 이창수(48)씨의 사연이 지난 10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새벽 손님으로 태운 문모(18)군이 강도로 돌변, 택시강도를당해 `꼭 잡겠다'는 오기가 생겨 범인을 쫓았지만 막상 문군을 붙잡은 뒤 딱한 가정형편을 알고 오히려 주머니를 털어 문군의 누나에게 온정을 베풀었다. 이같은 훈훈한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각박하고 흉흉한 세상에 오랜만에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문군의 죄는 나쁘지만 죄를 뉘우치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있도록 어른들이 이끌어 줘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기도 안산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문송환(45)씨는 사건을 담당한 서울 강동경찰서에 12일 전화를 걸어 "아들하고 나이가 같은 문군이 어려운 생활 때문에 범죄에빠져든 것이 안타깝다"며 "오늘 오후 경찰서를 통해 생활비를 보내고 원한다면 방한칸과 일자리도 마련해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 분당의 주부 양윤숙(59)씨는 "직접 해를 당한 택시운전사가 돕는 것을 보고부끄러워 졌다"며 "나도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문군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강동서에 연락해 20만원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진모 변호사가 강동서 형사과에 전화를 걸어 문군의 무료변론을자처하기도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택시운전사 이씨의 선행을 칭찬하는 글이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에 `정말 대단하다'는 ID를 쓰는 네티즌은 "자기도 어려우면서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모습..이게 바로 우리 원래의 모습이다. 자랑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엠파스' 게시판에 `riverpool'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택시기사님이 소년의 미래를 구했군요..저 소년은 아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흐뭇한 글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