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 세상, 부안에 평화를" 장장 5개월간 전북 부안에서 핵반대 운동을 이끈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한 범군민대책위(약칭 핵대책위)가 31일 `핵넘이축제'를 끝으로 올 한해 투쟁을 마감했다. 핵대책위 주최로 열린 핵넘이축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항에서 시작됐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해넘이 한마당'으로 이름지어진 이날 행사는 주민 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부 대동한마당과 2부 띠배 보내기, 3부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축제분위기 속에서 오후 8시까지 펼쳐졌다. 1부 시작에 앞서 환경평화 설치미술가 최병수씨가 제작한 높이 7m, 폭 15m 규모로 일몰을 형상화한 목재 조형물의 제막식이 거행됐다. 격포어판장 앞 바닷가쪽에 마련된 특별무대 맨 앞줄에는 그동안 핵반대 운동을 이끈 문규현 신부와 김인경 교무, 김선곤 도의원 등 공동대표가 자리했고 뒤쪽으로 핵대책위 위원들과 도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행사는 시종 차분하게 진행됐다. 노란색 조끼와 점퍼 차림을 한 채 각 읍.면별로 모여 앉은 주민들은 주최측에서 준비한 음식을 곁들이면서 그간의 투쟁 성과 등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1부는 면 단위 대표들의 노래경연과 `바위섬'으로 알려진 가수 김원중씨를 포함한 초청 가수들의 공연으로 꾸며져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부에서는 핵대책위가 `부안 핵폐기장 5적'으로 규정한 김종규 부안군수와 김형인 군의회 의장, 강현욱 전북도지사, 산자부, 한수원 이름이 적힌 허수아비를 띠배에 실어 수장시키는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마지막 3부는 김지하 시인과 `지구의 벗' 의장 나바로씨 등이 부안주민들에게 보낸 `세계 지성인들의 영상 메시지' 낭독에 이어 공동대표인 문신부와 김교무의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 낭독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핵대책위 김진원 조직위원장은 "오늘 행사는 2003년 마지막 해넘이에서 분열과 고통의 핵을 넘겨 버리고 내일은 평화와 맑은 해가 떠오를 수 있도록 기원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핵대책위는 그동안 읍.면을 돌며 계속해온 촛불집회를 새해부터는 다시 부안수협 앞에서 매일(오후 4시-6시30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안=연합뉴스) 임청.홍인철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