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 위주의 학교수업에 적응할 수가 없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을 중퇴한 뒤 검정고시로 중고교를 마친 14세 소년이 수능을 치르고 2004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 응시, 합격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내년 3월이면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2004학번 새내기가 되는 김한별(14)군. 2001년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할 당시, 김군은 컴퓨터에 푹 빠져 학원에 가기가 그렇게 싫었다. 그는 학생 모두가 사교육을 통해 미리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후다닥 진도를 나가는 학교수업 또한 염증이 났다. 결국 컴퓨터 하나라도 마음놓고 배우겠다며 중학생이 된 지 1달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같은 해 8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하다보니 `재미'가 들어 지난해 5월 대입검정고시를 통과했다. 틈틈이 컴퓨터를 배워 한글 워드프로세스 1급, 컴퓨터 활용능력 2급, 인터넷정보검색사 2급 등의 자격증을 소지한 김군의 대학 진학과정은 그렇지만 다소 역설적이다. 그는 염증을 느꼈던 대입학원의 도움을 받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년반 정도준비한 뒤 시험을 치러 경희대에 합격했다. 김군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다른 길을 선택했고, 후회도 없지만 또래친구가 없는 것이 아쉽다"며 "지금까지 했던 방식대로 열심히 살아가면 대학생활에도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락프로그램 PD가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바쁘게 생활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