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 등산을 하다가 넘어져서 돌부리에 허리를 심하게 부딪친 후 허리가 아파서 며칠간 전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물리치료를 계속 받고 있지만 잘 낫지 않습니다.그래서 한방 치료를 받아볼까 합니다." 50대 초반의 부인이 부축을 받아 병원에 들어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 부인은 처음에는 허리가 아프면서 옆구리까지 당기더니 아파서 잘 돌아눕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하였다. X선을 찍어보니 뼈가 부러진 곳은 없었으나 골반이 비뚤어져 있었다. 낮보다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오른쪽 허리 부분이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프다고 호소하였다. 전형적인 어혈 요통 증상이었다. 우선 타박상에 의한 어혈 요통이라 보고 어혈을 풀 수 있는 도인(桃仁) 홍화(紅花) 소목(蘇木) 등의 약재가 들어간 파혈산동탕(破血散疼湯)이란 처방약을 투약하였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비뚤어진 골반을 바로잡는 '추나요법'과 함께 통증이 심한 부위의 어혈을 제거하는 '부항요법'을 적용했다. 처음 2~3일간은 집중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나던 통증이 온몸으로 확산되는 듯하다가 차츰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보름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부인은 설명했다. 어혈 요통이란 유산,출산,제왕절개수술,대수술,교통사고,미끄러운 빙판길에 넘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후 체내에 어혈이 발생하여 신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 가운데 특히 허리가 아파지는 경우를 말한다. 또 여성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몸이 너무 차거나 뜨거울 때 아랫배에 어혈이 많이 발생하여 생리색이 검고 양이 적어지면서 아랫배와 허리가 동시에 아픈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어혈을 풀어주면서 피를 보충해주는 '홍화당귀산(紅花當歸散)' 등의 처방으로 치료를 하여야 한다. 허리는 몸을 지탱해 준다. 집으로 치면 기둥과도 같다. 따라서 허리가 제 기능을 못하면 어떤 일도 하기가 어렵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아픈 부위가 풀릴 것으로 생각하고 낫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허리를 다치기가 쉽다. 어혈을 풀어주고 피를 통하게 해주면 허리 통증은 어렵지 않게 치료될 수 있다. 정용발 < 보산한의원 원장 www.bosan-om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