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받은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논의되지 않았거나, 스스로 발설하기를 꺼렸던 '여자가 교수가 된 이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토론된다. 전국여교수연합회(회장 이소우)는 22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대학사회 내여교수의 참여적 현실'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대학에서 여교수로서 경험했던 성차별적인 상황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주제 발제를 맡은 김혜순 계명대 교수(사회학)는 '여교수, 여자인가 교수인가:성평등한 대학사회를 위한 문제제기'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대학에서 여교수로서경험하는 차별적인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여교수로의 훈련과 진입, 여교수의 각종 보직임명까지는 최근이긴 해도국내의 통계와 연구들로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여자가 교수가 된 이후의 이야기는전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정함이 지배하는 대학에는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 ▲혜택받은 집단의 배부른 불평이라는 비난 ▲남성중심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는 자기검열 등의 이유로 성차별적 상황에 당면한 여교수들은 "교수로서의 정체감만으로 인상을 관리하다가 가족과 멀어지거나, 병에 걸리거나, 퇴직하거나 해 왔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여교수가 대학에서 경험하는 성차별적 상황을 ▲교수직 수행 ▲업무수행 ▲대학에서의 일상 ▲행정보직 수행에서의 남성중심성으로 나눠 각각의 경우를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연구와 행정 등 전반적인 공적 시스템이 남자 교수 중심으로구성돼 있어 출산, 육아, 가사 등을 두루 돌봐야 하는 여교수에게 불이익이 돌아갈수밖에 없는 대학의 풍토를 비판함과 동시에 미세한 일상에서 여교수가 경험하는 성차별적 상황을 지적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안 걸릴 교수들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공공연히 지적되는성추행" 문제. 그는 공공연한 음담패설이나 여학생과 남교수 간의 권력의 우위를 둘러싼 성적거래 등을 눈앞에 두고 "자리를 썰렁하게 할 것인가 함께 망가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여교수 스스로도 "동료교수보다는 여자로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대학인으로서 여자는 소수 고학력 집단 여성으로서 특수하고 국지적인 경험을 하고 있기 보다는 여자가 일반적응로 경험하는 성차별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결론지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섬처럼 표류하던 여교수들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