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생한 청도 대흥농산 화재를 놓고 행정당국과 회사측이 무신경으로 일관해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께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17일 오후 화재소식이 알려지자 불이난 공장이 있는 청도군 풍각면 흑석리 175 현장에 모여 들었으나 이들을 불러 모아 사고현황을 설명해 주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모(49)씨는 "이 공장에 일하는 사람의 안부가 알고 싶어 현장대책본부 주변을뛰어 다녔으나 진화 상황과 사망자 숫자 등 자세한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다"며 "밤새 천막에서 떨며 지샜으나 함께하는 군청 직원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김모(45)씨는 "어제 오후 9시께 현장에 도착했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우왕자왕 하고 있었고 누구를 붙잡고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면서 "새벽 무렵에 도지사가 다녀 갔으나 잠깐 악수하고 방송카메라 앞으로 다가갔다"며 지사가 돌아 올 줄 알았으나 사진만 찍고 그대로 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18일 오전 8시가 되도록 화재현장에 차려진 대책본부에는 실종자 가족 70여명만하나뿐인 난로를 가운데 놓고 불안해 했으나 이들에게 진전된 상황을 알려주는 공무원이나 회사측 직원은 한명도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난리를 접한 군수가 어젯밤 자정이 되기도 전에 귀가했고 부군수 등 고위 공직자들은 차례로 현장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현장에서 할일이 있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할일이 있다"며 "공무원들이 아무일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도=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