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는 스테로이드계 약품이 주로 쓰인다. 이 약품은 피부의 염증과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크지만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환자의 경우 부작용을 피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바이오벤처기업 네오팜(대표 박병덕)이 개발한 '다중 층상 유화기술'(MLE:Multi-Lamellar Emulsion)은 이같은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피부보호 및 보습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새로운 아토피 피부염 치료법이다. MLE는 피부각질층의 세포지질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스킨,로션류의 유화물로 피부 친화성이 우수하고 보습기능을 갖춰 손상된 피부장벽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 피부과 이승헌 교수가 지난 2000년 9월부터 2001년 1월까지 영동세브란스병원 피부과의 성인 아토피 피부염 외래환자 37명을 대상으로 MLE의 효과에 대해 임상실험을 한 결과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증상인 낙설(피부 표층의 각질이 얇은 막을 벗기듯 크고 작은 조각이 되어 떨어지는 현상)은 72.6%,소양(가려움증)은 58.6%,건조는 52.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 의대 피부과 서기범 교수가 지난 2001년 5월부터 11월까지 27명의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시판 중인 일반의약품 보습제와 MLE를 비교 실험한 결과 MLE의 개선효과(32.5%)가 일반 보습제(12.5%)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특히 MLE가 스테로이드제 사용시 나타나는 피부위축,피부장벽기능 약화 등의 부작용과 사용 중단시 나타나는 반동현상 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오팜이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국제피부과학연구회(SID)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털을 모두 제거한 실험용 생쥐에 스테로이드만 사용한 경우 피부의 수소이온농도(pH)가 증가하고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난 반면 스테로이드에 MLE를 복합해 사용한 결과 피부가 정상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테로이드만 사용한 생쥐에 MLE를 바른 경우 피부가 정상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중증 아토피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 보조제로 MLE를 사용할 경우 치료 효율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팜은 MLE 기술로 미국 특허를 획득했으며 이 기술을 활용한 크림 로션 등 '아토팜'제품을 시판,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0년 12월 시판에 들어간 아토팜은 첫 해인 2001년 20억원,지난해엔 4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매출이 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약국에서의 아토팜 시장 점유율은 35%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벨레스사와 1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엔 영국 호주 미국에도 수출했다. 네오팜은 충남대 의대,연세대 의대와 공동연구를 했으며 최근에는 충북대 약대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활발한 연구 결과 네오팜은 지난해 해외학회에서 3건,국내학회에서 6건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올해에도 러시아 국제학회,한국피부장벽학회,피부과학회에서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지난 10월에는 세계적 피부의학 잡지인 피부의학연구저널(JID)에 MLE의 치료효과에 대한 논문을 게재,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042)864-1137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