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한 복수정답이 인정된 것과 관련해 애초 정답으로 발표된 3번을 선택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재채점을 중단시키기 위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언어영역 17번 문항에서 3번으로 답한 수험생들로 꾸려진 인터넷 `다음' 카페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와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 회원 20여명과 학부모 5명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종각역 1번 출구 앞에 모여 복수정답 발표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복수정답 시비가 일자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여,줄곧 3번만이 정답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복수정답 인정' 발표가 나오자 집단대응을 위한 `오프라인 전략모임'을 갖게 된 것.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의 카페운영자 최인호(안양 부흥고 3)군은 "당초에 단일정답을 발표한 평가원이 종전의 입장을 번복한 것은 `매력적인 오답'을 선택했을 뿐인 다수 수험생의 논리에 휘말려 원칙을 잃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최 군은 이어 "복수정답이 인정될 경우 각 대학이 입시전형에서 적용할 변환 표준점수로는 언어영역 총점에서 3~4점 정도의 평균점 상승이 생길 것이다. 이로 인해애써 정답을 맞춘 학생들이 상대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법적대응 등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헌(경기여고 3) 양은 "평가원은 명확한 정답이 없는 언어영역 문제의 성격상 미리 제시한 답이 큰 오류가 없다면 단일정답안(案)을 그대로 지켰어야 했다. 성적 발표를 코 앞에 두고 복수정답이 인정되니 점수에 따라 대학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에서 무척 당황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같은 입장의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이정애(44) 씨는 "올 수능의 공신력 문제로 이미 원성이 높아진 마당에 복수정답까지 인정한 평가원을 이해할 수 없다. 결국 고민 끝에 3번 답을 고른 학생 노력은 전혀 인정안되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들은 비공개 모임을 갖고 5번이 왜 답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정리해 이날 중으로 카페 자료실에 올려놓는 한편 카페회원 부모 등에 도움을 요청,언어영역 재채점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가처분신청 등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입전형 단계에서 대학측이 3번 응답자와 5번 응답자 간에 차등배점을 해 주도록 교육부에 건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