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센터 반대 촛불집회를 3일째 경찰에 봉쇄당한 전북 부안 읍내는 22일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0.3도를 기록하며 갑자기 추워진날씨 탓인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각 읍.면 사무소와 한전, 파출소, 보건소 등 공공시설에 보초를 서고 있는 전.의경들만 눈에 띄었으며 거리에는 사람들의 행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부안 터미널과 부안 수협 주변은 외지로 나가거나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의 모습이 보였으나 그마저도 소수에 불과해 흉흉해진 부안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상설시장 내부는 주말을 맞아 북적거릴만도 했지만 거의 손님이 없어 상인들은 가게 내부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장에서 생선과 젓갈을 파는 한 상인은 "살기 좋던 부안을 이렇게 만든 놈들은오래 살지 못할 것이여"라며 "손님도 다 떨어지고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날 새벽 각 읍.면 대책위 사무실이 경찰에 압수수색 당해 시위용품을 빼앗기자 부안성당의 핵폐기장 백지화 범군민대책위 사무실에서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는 허탈한 반응부터 "다 때려 부수겠다"는 분노의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들렸다. 대책위 고영조 대변인은 "부안은 계엄으로 군인들이 주민들을 마구 짓밟던 5월광주항쟁 때도 데모를 했던 곳"이라며 "이 정도로 절대 투쟁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안=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