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며느리인 톱탤런트 출신 A씨가 독일제 최고급 승용차를 도난당했다 6일만에 되찾은 사건은 그의 `사회적 신분'에 걸맞게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건발생 시점이 범인 및 A씨의 진술간에 5시간여 차이가 나는 점이나 한밤중에 한강둔치에 간 이유, 동행자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놓고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차량을 훔친 미국인 유학생 J씨를 체포, 작성한 긴급체포서에는 차량 도난 시간이 `지난달 25일 새벽 3시'로 기재돼 있지만 검찰은 J씨 등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지난달 24일 밤 10시40분께'로 적었다. 확인결과 검찰과 경찰은 각각 A씨와 J씨의 진술을 받아들여 사건발생 시간을 적는 바람에 5시간여의 차이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차량 소유주인 S사측은 "A씨가 경찰조사 당시 경황이 없어서 신고시간을 도난시간으로 잘못 말한 것"이라며 "나중에 A씨가 차량과 함께 되찾은 휴대폰을 확인한 결과 차량도난 시간은 밤 11시에서 12시 사이가 맞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가 한밤중 한강 둔치에 가게 된 구체적인 경위에도 의문이 남는다. A씨를 조사한 경찰은 "어머니 만나러 갔다고 얘기한 기억이 난다. 선상 커피숍에서 종종 어머니를 만난다고 하더라. 술을 깰 겸 바람을 쐬기 위해 승용차 밖으로 나왔다가 도난당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심야에 어머니를 만나러 한강 둔치를 찾는다는 것은 납득이 어려울 뿐더러 더욱이 잠원동쪽 한강 둔치에는 선상 커피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사측은 이에 대해 "남편과 함께 부부동반 모임에 갔다 남자들은 따로 2차 술자리를 갖고 A씨가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급한 사정으로 한강둔치의 간이화장실에 들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승용차를 운전한 동행자가 누구였냐는 것. 검찰측은 "A씨가 술집에서 붙여준 대리 운전기사가 운전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힌 반면, 차를 훔친 J씨 등은 "조수석에서 여자가 내리고 운전석에서 남자가 내렸다"고 진술하고 있다. S사측은 "당시 술을 마신 A씨가 운전이 곤란해 술을 마시지 않은 동석자 한 명에게 집까지 운전을 부탁한 것"이라며 "운전해준 분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다 그냥 `대리기사'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A씨가 왜 개인차량이 아닌 법인 소유의 의전용 차량을 타고 다녔는지, 도난 신고를 받은 서울 강남경찰서가 아닌 서울경찰청 직속 기동수사대가 수사를 맡았는지도 S사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으로 남고 있다. A씨를 조사한 경찰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피해자라는 신분 때문에 자세히 캐묻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