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가기 좋은 나라와 학교는 어디일까. 유학을 결심한 사람들이 첫번째로 부딪히는 고민은 바로 '어느 학교 또는 나라를 선택할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톱 랭킹의 학교들이 몰려있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를 먼저 떠올린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을 경우 '영어라도 제대로'라는 생각에 영어권 국가를 더욱 찾게 된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경영학석사(MBA) 과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3∼4년 전부터는 유럽을 찾는 MBA 유학생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수업 기간이 대부분 1년으로 짧은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미국이 대세=MBA를 꿈꾸는 사람의 상당수는 여전히 미국으로 유학간다. MBA는 비즈니스가 발달한 미국에서 발생한 과정으로 졸업과 함께 거액의 연봉을 보장해 주는 명문 대학이 대거 몰려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비즈니스 스쿨의 랭킹을 매기는 곳은 다양하며 결과도 각양각색으로 나오지만 미국의 비즈니스 스쿨을 대상으로 한 랭킹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매년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자료가 가장 신뢰할 만하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2004 America's Best Graduate Schools'의 비즈니스 스쿨 분야를 보면 1위는 하버드대가 차지했고 스탠퍼드대 MIT 노스웨스턴 컬럼비아 듀크 버클리 시카고 다트머스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 대학은 학비가 1년에 대략 3만∼3만5천달러선이며 상위권 성적으로 졸업하면 초봉이 1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즈의 비즈니스 스쿨 랭킹은 전 세계를 다루고 있다. 2003년 비즈니스 스쿨 랭킹을 보면 1위는 펜실베이니아대의 와튼스쿨이 차지했고 △2위 하버드 △3위 컬럼비아 △4위 스탠퍼드 △5위는 시카고 등 미국 대학의 강세가 여전했다. 그러나 6위는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가,13위는 스위스의 IMD가 각각 차지해 최근 유럽계 비즈니스 스쿨이 약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계 부상=최근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학업 수준이 결코 미국에 밀리지 않는 데다 미국과 달리 1년~1년반 과정이 대부분이어서 공부는 더 힘들지 몰라도 비용 절감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 MBA가 미국 학생 중심(대략 65% 이상)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유럽 MBA는 전 세계 학생들이 자국 학생 비율을 웃돌아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취업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부각되고 있다. 유럽계 다국적 기업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진출이 늦어 아직도 한국인력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많다. 또 현재 한국 내에 미국 전문가들은 많지만 유럽 전문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유럽 MBA를 따고 귀국하면 스페셜리스트로 자리잡기도 쉽다. 현재 유럽지역 3대 비즈니스 스쿨로는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스위스의 국제경영대학원(IMD),영국의 런던경영대학원(LBS)이 꼽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MBA 과정과 세계적 기업인 노키아가 있는 핀란드 헬싱키의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HSEBA) MBA 과정도 꽤 알려져 있다. 학비 수준은 미국과 비슷하다. 1년의 학비가 대략 3만∼4만달러 수준이다. 다만 유럽 MBA 스쿨에 다니려면 영어와 함께 제3외국어 능력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스쿨이 제3외국어를 필수로 채택하고 있는 데다 커리큘럼은 토론 비중이 높은 과목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