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3 전국노동자대회'가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동자.학생 5만여명(경찰 추산 3만5천여명.주최측 추산 6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후 4시 현재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열리고 있지만 대회 이후 참가자들이 광화문이나 서울역 쪽으로 진출을 시도, 경찰과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파업을 막으려는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압류신청, 그리고 비정규직 차별로 인해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맞선 배달호.김주익.이현중.이용석.곽재규 동지의 죽음은 명백한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오는 12일까지 손배소.가압류 철회와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 등을 위한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조업은 물론 철도.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하는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새정부 출범 8개월째인 현재 노동자 144명이 구속됐고 46개 사업장에서 1천400억원대의 손배소.가압류신청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공공 부문에서 400억원대의 손배소.가압류신청을 제기하는 등 정부가 노동탄압에 앞장서고 있다"고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부산 한진중공업 조합원 50여명이 상복을 입고 최근 잇따라 숨진김주익.곽재규씨의 영정을 들고 집회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인도.네팔.필리핀 등 10여 개국 노동자단체 대표 100여명과 외국인.장애인노동자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등도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8일 저녁 서울 중앙대 운동장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야제를 연 데 이어 9일 오후 1시부터 종묘공원, 서울역 광장, 삼성타워 앞, 정부 중앙청사 별관 앞 등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열고 시청 앞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 때문에 시내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으며 경찰은 전.의경 93개 중대를 동원해 노동자들의 광화문 등 진출을 막았다. 지난 70년 11월13일 분신 자살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88년처음 시작된 전국노동자대회는 올해로 16번째를 맞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임주영.이율 기자 chungwon@yna.co.kr zoo@yna.co.kr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