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치러진 2004학년도 수능시험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평가 속에 정시모집을 앞둔 일선학교와 학원 등 입시기관들은 수험생들의 진학지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시관계자들은 올해 수험생들의 점수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예상되지만 어려운 문제가 다소 포함돼 있어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점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체적으로는 1교시 언어영역과 2교시 수리영역 문제가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지만 지난해 어려웠던 3교시 사회탐구영역은 다소 쉽게, 과학탐구영역은 다소 어렵게난이도가 조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선 고교 3학년 담임 교사나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전체 난이도보다 중요한 것은 각 영역별 난이도라며 가채점 결과가 나와야 입시지도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상위권과 중하위권 점수 격차가 커지더라도 상위권 안에서는 수능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논술과 면접 구술고사의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이 지망하는 대학 대부분이 논술 및 면접 구술고사를 치르지 않는 대신 각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다는 점이 진학지도에 큰 영향을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과학탐구영역이 다소 어렵다는 반응이 나옴에 따라 이공계 학생들의 진학지도를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전체적으로 이번 수능시험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다소 쉽게 출제가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상위권 수험생들은 점수 상승폭이 크고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점수 상승폭이 아주 적기 때문에 수능 성적에서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점수 차이가 크게 나고 수능의 변별력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특히 수능 문항 당 배점이 정수로 바뀌면서 어려운 문항의 배점이높기 때문에 이것도 수능의 변별력을 높게 하는 요인이 돼 특히 정시모집에서 수능성적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게 됐다"며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고 가중치를 주거나 일부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해당 영역의 성적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도 "3교시까지 결과를 놓고 볼 때 올해 수능은 인문계학생들에게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고, 자연계 학생에게는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출제된 것 같다"며 "상위권 학생들은 논술과 면접에, 중하위권 학생들은 계열별 수능 영역별 가중치 여부에 관심을 두고 대학을 골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암고 3학년 진학지도 담당인 장두홍 연구주임은 "일단 가채점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점수가 대부분 오른다고 해서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라며 "학생이 가고싶어하는 학교가 원하는 영역별 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과 학생들이 지망하는 대학은 사회탐구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가 많고 문과는 과학탐구영역 점수를 대부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반영이 되지 않는 과목의 점수를 제외하고 계산을 해봐야 한다"며 "다른 고등학교 가채점 결과 점수분포까지 보고나서 진학지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산고 고3년 담임 교사인 이재영 교사는 "각종 추측이 난무하지만 일단 가채점을 해본 뒤에 결정을 할 것"이라며 "과학탐구영역이 어려우니까 그쪽에 가중치를 많이 두는 이공계 학생들 진학지도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강훈상.정성호.이율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