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이어 대규모 노동자 집회 등 행사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경찰이 초긴장하고 있다. 수능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경찰이 투입돼야 하는 건 기본인 데다 `강력범죄 소탕' 일제 검문검색도 있고 노동계의 `동투(冬鬪)'까지 겹쳐 숨이 가쁠 지경이라고 일선 경찰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 넘쳐나는 경력 수요 = 서울 시내 모 경찰서 경비과 직원은 이번 주 정보과로부터 대규모 행사 일정을 건네받자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경력 수요는 넘쳐나는데 동원할 수 있는 경찰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은 우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생한 강력사건으로 인해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를 `강력범죄 소탕을 위한 방범 비상근무' 기간으로 삼고 매일3시간씩 일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하루만 8천여명이 동원됐고, 1일에도 5천여명이나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 서울경찰청 내근 직원은 물론, 서울기동단 소속 기동대와 방범순찰대, 순찰지구대 등 가용 인원이 모두 투입됐다. 또 오는 5일에는 수능과 관련해 연인원 7천여명이 동원될 예정이다. 전국 195개 수험장 주변에 혼잡을 막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경찰 5천여명이투입되는 한편 문제지 호송과 보관에도 별도로 경찰 2천여명이 동원되고 수험생 편의제공을 위해 순찰차 1천여대 등 차량 1천400여대 가량이 투입된다. 여기에 이번 주에는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몰려있다. 3∼8일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등에서 1천여명씩이 참여하는 공공연맹 결의대회가있고, 수능 당일에는 전국노점상총연합 회원 2천여명이 서울 강남구 삼성역에서 모여 `노점탄압 저지' 투쟁대회를 갖는다. 다음날인 6일에는 민주노총 회원 2천여명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휴일인 9일에는 민주노총과 전국건설운송노조, 전국운송하역노조 등 3개단체 회원 수만 명이 서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연다. ◆ 경찰 대책 마련 부심 = 경찰은 수능을 비롯해 노동자 집회 등이 밀집돼 있는이번 주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솔직히 대책이 없다"면서 "아무 계획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단 무조건 경력 수요가 있는 곳에는 출동하고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지난 2일에도 전날 야간 검문검색에 동원됐던 경찰들이 다음날 한 체육대회 행사에 곧바로 동원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내 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밤에는 방범근무를 서고 낮에는 다시 동원돼 근무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면서 "여건이 그렇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러니까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근무할 수 밖에 없지만 이번 한 주는 정말 몸이 두 개,세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