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대 독지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딸을 기리기 위해 사재 50억원을 털어 구립도서관을 건립키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소 의류수출업체 ㈜현진어패럴을 운영하는 이상철 사장(57). 이씨는 4일 서대문구청에 30억원을 기부하고 내년 1월께 20억원을 추가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서대문구 현저동 101 독립공원내 옛 현저동사무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구립 정보도서관을 짓는데 쓰인다. 도서관 명칭은 이씨의 둘째 딸 이름을 딴 '이진아 기념도서관'으로 정해졌다. 꿈많은 여대생이었던 이씨의 딸 진아씨(23)는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어학연수 중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어학연수 떠난 지 3개월 만에 변을 당했지요.둘째 딸을 갑자기 훌쩍 떠나보내고 나니 상심이 너무 컸습니다.평소 사업이 자리잡히면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딸 덕분에 그 계획이 조금 앞당겨졌네요." 이씨는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하는 게 옳지만, 굳이 딸의 이름을 넣어달라고 욕심을 냈다"며 "나이가 들면 진아 이름이 적힌 도서관에서 청소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내년 2월 착공,9월 중순께 완공되며 기부금 전달식은 4일 오후 3시 서대문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