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무늬목 제조업체가 한강수계에 독극물인 포르말린 271t을 무단 방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형사9부(이중훈 부장검사)는 경기 포천, 남양주, 하남 일대에서 포르말린 폐액을 인근 하천으로 무단방류한 29개 업체를 적발, 이중 무늬목업체 대표 윤모(39)씨 등 15명을 수질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포르말린 공급업자 오모(42)씨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가구와 마루의 소재로 쓰이는 무늬목을 제조하는 과정에서얇게 켠 원목소재에 방부용 포르말린을 칠하면서 생긴 폐액을 여과.방지 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인근 하천을 통해 배출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포르말린을 공급해준 화공약품 판매업체의 유독물 관리대장을압수해 분석한 결과 대다수 업체가 지난 3년간 1천ℓ이상의 포르말린 원액을 구입,작업하면서 271t을 방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미8군 군무원 맥팔랜드 사건 당시 방류량(228ℓ)보다 1천190배나 많은 양이다. 특히 이들 공장지역은 인근 왕숙천(포천.남양주), 덕풍천(하남)에 바로 연결돼있고 구의.암사 취수장이 위치한 한강수계 지점과는 불과 2∼3㎞ 정도 떨어져 있다. 이들은 또 자연건조시설, 작업대 설치 등 누출을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수 있는 재정능력이 충분한데도 작업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바닥에서 작업하거나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폐액을 수돗물로 씻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포르말린은 시체 부패방지용이나 소독 살균제로 쓰이는 발암성 유독물질로 액체상태로 노출될 경우 어패류에 치명적이며(치사농도 50∼100ppm), 인체에 30ppm 이상노출되면 화상 등 심각한 피부질환과 기억력 상실, 정서불안 증세를 유발한다. 공장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들도 포르말린의 냄새와 유독성 때문에 대부분 1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실정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이중훈 부장검사는 "무늬목에 칠해진 포르말린은 2년 가량 잔존한다"며 "다른유해물질은 일정 농도기준 초과시 범죄가 성립되나 포르말린은 농도기준과는 관계없이 방류행위 자체로 처벌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적발된 하남지역 업주의 변호인은 그러나 "맥팔랜드 사건 이후 의뢰인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돼 유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대체약품을 찾아왔다"며 "행정지도나 계도 절차 없이 대대적인 단속으로 구속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무늬목 공장이 수도권에 300여개, 전국에 500여개가 난립해 있는것으로 파악하고 지방환경청과 합동으로 포르말린 방류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