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전쟁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며 불안해 한다. 그들은 전쟁이 사람들의 욕심과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타인(타국)을 침해해 그들에게 속한 사람.건물.재산 등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 어린이문학 교육학회'(회장 김세희) 주최로 25일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5차 학술회의 '어린이와 전쟁:어린이 문학에 나타난 전쟁'에서 강은주 총신대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어린이에게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월 초 서울 동작구 소재 A초등학교 학생(2.4.6학년)과 만 5세의 병설유치원생 202명(남아 105명/여아 9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전쟁에 대한 이미지와 정의와 관련한 28개 문항으로 이뤄졌다. 어린이들 대다수는 '전쟁을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라는 설문에 대해 연령과성별에 관계없이 '전쟁을 싫어한다'(93.0%)고 응답했다. 전쟁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을 죽여서'라는 응답이 72.7%로 가장 많았고 '잔인하다, 나쁘다, 무섭다'등의 이유가 13.3%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은 이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68.9%가 '평화적으로 대화한다'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다' 등으로답해 평화적 방법을 '군대의 힘을 키운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를 처벌한다' 등 무력적 방법(31.1%)보다 2배 이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학년(52.8%), 4학년(73.1%), 6학년(77.0%)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평화적으로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응답률이 점점 높아졌으며, 여아(80.9%)가 남아(57.4%)에 비해 평화적 방법을 훨씬 더 선호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핵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일어날 것 같지 않다'(60.6%)라는 응답이 '일어날 것 같다'(39.4%)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편 '전쟁의 시작을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아의 33.3%가 군인이라고 답해 가장 높았으나 유아(29.2%), 2학년(37.9%), 4학년(45.3%), 6학년(61.3%) 등 학년이 높아질수록 대통령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올라갔다. 강 교수는 항목별 설문결과를 분석하면서 "어린이들은 전쟁을 단순히 남의 일로보지 않고 바로 나의 일, 나의 가족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전쟁 피해자에 대한 감정이입의 차원이 성인과 그것과 같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아동문학에 나타난 한국전쟁'(정대련 동덕여대 교수), '서양 그림책에 나타난 전쟁'(김영연 풀빛 기획위원) 등 어린이 문학과 전쟁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