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 사건 교수.학술연구자 비상대책위원회'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협의회'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송두율 교수 석방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이날 `송두율 교수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1천인 성명'을 내고 "송교수 구속은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퇴영적 기도"라며 "송 교수의 저술을 대상으로 친북.이적성을 조사한 것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뚜렷한 증거 없이 오직 정황만으로 시인과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분단상황을 악용한 협박"이라며 "송 교수에게 사상 전향을 요구한 것은 양심과 사상에대한 고문과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송 교수의 학문적 깊이와 높이, 남과 북의 경계인으로서의 경험은 소홀히 할 수 없는 민족적 자산"이라며 "37년 만에 돌아온 귀향객에게 민족과 국가가 따뜻한 배려를 전제로 `모성(母性)'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구속 사태는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번 성명 발표를 계기로 송두율교수 사건 비상대책위를 범시민사회 진영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세웅 신부는 "이처럼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 반시대적 악법인 국가보안법 철폐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는 성명 발표가 끝난 뒤 "평생 한반도 문제를 품에 안고 살아온 송 교수를 구속한 이 상황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지금 당하는 이 고통을 통해 한반도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와 실천불교승가회 상임고문 청화 스님, 이정택 원불교 교무, 박덕신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들과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등 학계.교계 지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