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8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해외계좌로 송금됐다는 진술이확보된 3천만달러(360억원 상당)가 현대상선 미주본부에서 조성한 자금이라는 단서를 잡고 관련자들을 전원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비롯, 현대상선 미주본부 회계책임자들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들이 모두 해외 체류중이고 송금 과정이 해외에서 이뤄져수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지시를 받아 현대상선 미주본부를 통해 권노갑씨측의 해외계좌로 3천만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투신자살하기 9일전인 7월 26일 검찰 조사에서 "2000년 1월 김충식당시 현대상선 사장에게 권노갑씨의 해외계좌로 3천만달러를 보내도록 지시했다"고진술한 바 있다. 검찰 일각에선 권씨측에 3천만달러를 제공할 당시 현대상선 미주본부장을 정 회장이 투신자살 직전 만났던 박기수씨가 맡고 있었던 점에 비춰 박씨가 3천만달러 송금에 직접 관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박씨의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자살한 당일인 8월 4일 저녁 박씨를 전격 소환 조사했으나 박씨는 "현대상선 미주본부장으로 재직할 때 자금이 아닌 인력관리만을 맡았다"고 진술하며 연루설을 부인, 2시간만에 돌려보냈었다. 검찰은 3천만달러의 조성과 송금 경위 등에 대한 조사와 이 돈의 사용처 등이규명되는 대로 권씨를 추가 기소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20일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을 3차 소환, SK측으로부터 수수한100억원이 대선 후보 사조직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는 지 여부와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있는 지 등에 대해 심도있는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 SK비자금을 수수한 여야 정치인 2∼3명도 내주중 차례로 소환 조사한 뒤 혐의가 입증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