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활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송두율(59)교수가 10일 서강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만찬 석상에서 `주사파 발언'으로 유명한 보수인사 박홍(62) 서강대 이사장과 나란히 앉았다. 이날 만찬은 한국철학회 주최로 서강대 다산관에서 개최된 `한국철학자대회 2003-탈민족주의 시대의 민족담론'이라는 철학 토론회에 이어진 식사 자리였다. 박 이사장과 류장선 서강대 총장은 송 교수를 포함, 토론회에 참가한 철학자들을 만찬에 초청한 것. 만찬장 중앙의 원형 테이블에 송 교수와 나란히 앉은 박 이사장은 그러나 송 교수에게 예의 독설 대신 덕담을 건넨 것은 물론 `사법부의 선처'까지 호소해 눈길을모았다. 박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철학 토론회는 과거와 미래를 화해시키고 분단의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답을 찾기 위한 모색의 시간"이라며 "송 교수도 오셨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과거와 미래, 남.북의 경계인으로서 희망도 있지만 슬픔도 있고 때로는 독도 마셔야 했던 점에서 예수와 닮은 사람"이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그는 또 "과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다"며 "송 교수의 행적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장.단점을 모두 체험한 뒤 이를 극복하려는 몸부림으로 우리사법부도 이를 잘 고려해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박 이사장은 환영사를 마친 뒤 송 교수의 바로 옆에 앉아 밝은 표정으로 환담하며 식사를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