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다가와 빨리 집을 지어야 할텐데...서류 절차가 너무 복잡해 답답합니다." 태풍 '매미'로 집을 잃고 인근 장모 집에 얹혀 살고 있는 김동덕(46.농업.경북영천시 청통면 우천리)씨는 처자식을 보면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25평형의 주택 신축비 5천만원을 조달하는 것도 큰 걱정거리지만 주택 신축 신청서와 설계도를 갖고 여러차례 시청과 면사무소를 왕래하면서 절차가 복잡해 힘이빠진게 주원인이다. 주택 반파 상태로 목욕탕은 이용했었는데 시청 관계자는 "주택을 모두 부수고,사진을 찍어 다시 신축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면사무소에 제출한건축 설계도마저 절차 미비라는 이유로 찾아가라는 것이다. 김씨는 "당장에 착공해도 12월초에 완공할텐데 서류 절차가 너무 복잡해 애를먹고 있다"면서 "주택 복구비 지원에 대한 설명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예천군 지보면 소화리에 사는 김재수(44.농업)씨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김씨는 이웃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지만 15평의 조립식 주택(건축비 1천900만원)을 1개월만에 지을 수 있는데다 예천군청이 `선착공 후서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건축비 1천900만원 중 수해복구 보조금과 융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해 다음주에는 착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천시 감문면 대양리에 사는 박규분(75) 할머니는 집을 잃고 요즘 난방시설이좋지 않은 마을회관에서 생활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다행히 아들이 백방으로 뛰며 주택 신축 절차를 밟고 있어 다음달에는 입주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북지역의 수해 복구대상 주택은 모두 879채로 신축 609채, 보수 270채다. 이재민 2천여명이 다가오는 추위에 큰 걱정을 하고 있으나 행정력이 뒷받침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전파주택의 경우, 보조금 1천440만원과 융자금 2천160만원(연리 3%, 5년거치 15년상환), 특별위로금 500만원을, 반파주택은 보조금 720만원과 융자금 1천80만원, 특별위로금 290만원을, 침수주택은 보조금 60만원과 특별위로금 200만원을각각 지원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주택지적과 박자수 과장은 "주택복구특별지원반을 구성해 공무원 1명당1채의 복구를 전담하도록 조치하고, 복구자금도 선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