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黃長燁) 북한 전 노동당 비서는 30일 "북한이 김정일의 막강한 독재력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북한에서 손을 떼면 북한은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오후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동국대 행정대학원 초청 특별강연에서 이 같이 말하고 "중국을 북한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아니며 한중 수교과정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중국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을 통해 설득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전대미문의 `수령 절대주의'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영세기업을 허용하는 수준까지 시장경제를 도입하도록 중국이 설득한다면 독재체제는 쉽게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흡수통일론은 좋은 대안이 아니며 연방제를 실시,남북간 경제교류를 증진시키면서 동질화 기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통일에 이를 수있다"며 `연방제 통일론'을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동맹 유지"라며 "그러나 이라크의경우처럼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이 오래전 `김철수'라고 지명했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에 관해 언급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강연 내내 송 교수 문제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원의 특별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지난달 2일부터 경찰의 `일반보호'를 받고있는 황씨는 강연을 마친 뒤 인터뷰나 질의 순서 없이 경찰의 호위 속에 강연장을빠져나갔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