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에서 송두율 교수의 기조발제 계획이 과거 행적을 이유로 취소되자 이를 둘러싸고 주최측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박형규.이하 기념사업회)와 학술단체협의회(대표 안병욱.이하 학단협)가 갈등을 빚고있다. 3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학술단체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한국 민주화운동의 쟁점과 전망' 심포지엄 개회식에서 이 사업회의 박형규 이사장은 "송교수에 대한 정부 당국의 법적 절차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유감스럽지만 송교수 본인의 발표를 들을 수 없게 됐다"며 "검찰 결정이 안 내려진 상태에서 공적인활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단협측은 안병욱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대신해 낭독한 성명서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측이 송두율 선생님의 과거 행적에 여러 문제가 나타나자 기조발제를 취소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학문의 자유와 진리의 영역은 실정법을 넘어서는데 발제 취소는 중요한 학문의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1부 토론에서 김세균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발표를 거부하며 "설사실정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송교수는 이미 31년간 추방령이라는 최고 형벌을 살았다"며 "실정법 위반과 별개의 문제인 학문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상황에서 발표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퇴장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 역시 발제에 앞서 "송두율 교수가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정황을 해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준국가단체인 사업회측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과거 행적 문제와 별개인 학문적 자유를 기념사업회 측이 침해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퇴장한 김세균 교수는 송교수가 묵고있는 강북구 수유동 아카데미 하우스로 이동, 기념사업회측이 어제저녁 이사회를 열어 송교수의 발표를 취소한 것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것과 관련한 송교수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