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실패를 비관해 아파트 13층에서 두 차례나 투신했으나 골절상만 입고 살아난 20대에게 주변사람들이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북구 삼각동 모 아파트에 사는 이모(29.대학생)씨가 13층 자신의 집에서 몸을 던졌으나 다행히 화단에 심어진 나무에 몸이 걸린 뒤 집중호우로 젖어있는 바닥으로 떨어져 팔과 다리 등에 골절상만 입었다. 이씨는 지난 93년 대학입학후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면서 준비한 사법고시에 잇따라 낙방해 정신질환까지 앓아 오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지난 98년 8월에도 자살을 기도했다가 같은 나무에 몸이 걸려 팔만 다치는 '기적'을 경험해 그의 행운 아닌 행운 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이씨에게 충고와 격려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같은 아파트 주민 박모(48.여)씨는 "어린이도 아닌 성인 남자가 13층에서 두번씩이나 떨어지고도 목숨을 건졌다니 기적말고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을 것 같다"며 "이씨는 이 일을 계기로 참고 살아가는 법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하늘이 한번 더 기회를 준 것 아니겠냐"며 "이씨가 부상을 털고 일어나 이루고자 하는 뜻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모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씨에게 운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보다 중요한 것은 이씨를 잇따른 자살기도로 몰고 간 배경"이라며 "고시 합격만이 유일한 해방구라는 '비합리적 신념'을 안고 살아가는 이씨를 사회 전체가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