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의 내습으로 114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피해를 입은 각 자치단체들은 14일 군.경 등의 지원속에 파손된 공공시설과 농경지 등에 대한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부산시와 경남도, 전남도 등 광역단체들은 기초단체 공무원, 군 지원병력, 지역주민 등과 합동으로 해변가 주변에 대한 복구작업에 들어갔으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도로.교량 및 하천 복구작업에 인력을 집중 투입키로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6개 시.도와 시.군.구 비상대기 공무원 2만4천여명 외에도피해지역 공무원 전원이 출근해 복구활동에 투입됐으며 유관부처에 응급복구에 필요한 각종 자재들을 원활히 공급해주도록 협조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하상가가 물에 잠겨 10여명이 수몰된 것으로 추정됐던 경남 마산시 해운동 해운프라자에서는 이날 오전 8구의 시신이 인양된 가운데 지하 3층의 수색작업이실시되고 있다. 또 홍수경보가 발령된 낙동강 지류의 물이 불면서 13일 밤 사이 잇따라 둑이 붕괴돼 가옥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홍수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인명 피해 = 연합뉴스 집계 결과 14일 오전 11시 현재 `매미'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83명, 실종 31명 등 11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사망 45명, 실종 15명 등 60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 사망 12명 실종 8명, 부산 사망 7명 실종 6명, 전남 사망 9명, 강원 사망 8명 실종 1명, 제주 사망 2명, 전북 실종 1명 등이다. ◆수몰 사체 인양작업 = 마산시 재해대책본부와 소방서 등은 13일 오전부터 해운프라자 지하층에 대한 물빼기 및 수색작업을 실시, 밤 9시께 2구의 사체를 발견한데 이어 14일 오전 4시40분께 사체 6구를 추가 인양하는 등 모두 8구의 사체를 수습했다. 이로써 물에 잠긴 지하 3개층 가운데 2개층에 대한 물빼기 및 수색 작업은 완료되고 이날 오전 6시께부터 지하 3층의 배수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마산소방서측은 지하 3층에 대한 1차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사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6시45분께 해운프라자 인근의 경민씨티빌 지하 1층 스파랜드 노래방에서도 노래방 주인 김종봉(45.마산시 창포동)씨와 종업원 배모(38.여.내서읍)씨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마산소방소는 이 건물의 지하 2층 주차장에도 1구의 시신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인근 경민파라다이스 지하 3층 주차장에서 실종된 남녀 3명과 두산 3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1명에 대한 수색작업도 진행하고있다. 소방서는 해안변 남성동 일원의 지하 노래방에도 실종자가 다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확대했다. ◆낙동강 둑 추가 붕괴 = 13일 오후 9시께 경북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에서 낙동 강 지류인 회천을 막고 있는 도진 둑 70여m가 불어난 하천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 고 무너졌다. 둑이 붕괴되기 직전 하천 인근 도진리 주민 22가구 70여명은 안전한 곳으로 대 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변 농지 50여㏊와 가옥이 완전 침수됐다. 이에앞서 13일 오후 7시35분께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앞 설하천과 천 내천을 막고 있던 둑 40여m가 붕괴돼 주변 농경지 대부분이 침수됐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낙동강 중.상류지역인 진동지점.현풍지점.삼낭진.구포지점 등 4곳은 홍수경보가 계속 발령중이다. 홍수통제소는 그러나 현풍지점의 수위가 14일 오전 7시 13.18m에서 8시에는 12. 92m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수위가 서서히 낮아지고 있고 비도 더이상 내리지 않 을 것으로 보여 이날 오후께는 홍수경보가 모두 해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복구작업 착수 = 경남도는 각 시.군 공무원과 주민 등 5천500여명과 굴착기를 비롯한 각종 장비 270여대를 동원, 실종자 수색과 함께 농경지와 공공시설 피해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경남도는 도로와 교량의 경우 65%, 전기.통신은 70% 가량 응급복구가 진행된 것 으로 파악하고 복구가 더딘 하천과 산사태 등에 대한 복구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또 경기도와 서울 등에서 양수기 190대를 지원받아 지하상가 등에 대 한 수색이 진행되는 마산시에 90대를 우선 배정키로 했다. 전남도는 이날부터 피해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와 함께 복구계획 수립에 나서 도 가 보유한 불도저 27대와 굴착기 1천42대, 덤프트럭 638대, 크레인 43대, 청소차 34 8대 등 장비를 동원해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또 전남 목포해역방어사령부 소속 장병 40명은 13일부터 목포 해안지역 복구사 업에 나섰고, 공군 제1전투비행단 소속 장병 750명도 전날 나주에서 벼세우기작업을 한데 이어 이날은 광주 광산구 벼세우기 작업과 나주의 과수농가 복구작업을 도왔으 며, 육군 31사단은 행정기관의 지원요청을 받는대로 15일부터 벼세우기 작업에 돌입 할 예정이다. 전남지방경찰청도 이날 여수와 고흥에 각각 2개 및 1개 중대를 파견, 피해 복구 작업을 도왔으며 피해지역이 파악되는대로 전.의경 등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복구 작 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13일부터 봉사활동에 나선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이날도 50여명의 직원들이 담양 창평에서 이른 아침부터 벼 세우기 작업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이날 공무원과 주민 등 3천여명의 인력과 굴삭기 덤프트럭 등 110대의 중장비를 동원, 유실된 도로 20개소와 하천 17개소 등 모두 111개소에 대한 복구작 업에 나섰다. 육군 50사단도 군장병 500여명을 동원해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과 경북 고령군 고령읍 내곡리ㆍ우곡면 도진리, 울진군 울진읍ㆍ근남면ㆍ죽변면, 영천시 등지에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홍수 위험이 있는 곳에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임시로 둑 을 쌓는 작업을 실시했다. 울산에서는 피해가 큰 기업체 간부들과 일부 현장직들이 비상출근해 복구작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작업하기로 예정돼 있던 생산직 5천여명과 간부들이 출근해 유실된 북방파제와 침수된 8-9도크 펌프실, 무너진 벽 등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였다. 현대미포조선도 1천여명의 관리.생산직 근로자들이 출근, 파손된 안벽과 담, 선 박 건조야드 등을 복구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측 FPSO선에 부딪힌 석유화학운반선의 처리대책을 세우고 있다. 강원도 육군철벽부대는 14일 병력 400여명을 동해시와 삼척시 수해지역에 투입 해 토사제거, 침수가옥 복구, 도로 진흙제거 등 수해복구 작업을 벌이며 구슬땀을 흘렸다. 또 조양강이 범람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엄청난 수해가 발생한 정선지역과 폐광 촌 태백시 철암동지역에도 이날 500여명의 병력을 현지로 급파해 복구작업을 지원하 했다. (마산.부산.대구=연합뉴스) 김영만.문성규.남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