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호 태풍 '매미'의 내습으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엄청난 피해는 순간 최대풍속이 우리나라 기상관측사상가장 강한 초속 60m를 기록한 강풍에 의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오전 11시 현재 인명피해(사망 26, 실종 24)중 일부는 강풍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12일 부산서 사망한 한재석(50), 김미숙(46)씨는 자기집 옥상 등에 올라갔다가 강풍에 날려 변을 당했다. 또 같은 날 제주 서귀포항에서 사망한 선원 김명구(58.부산시)씨는 태풍속에서요동치는 모래운반선을 밧줄로 묶으려다 줄이 다리에 감기는 바람에 사망했다. 전국 143만가구에서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빚어진 것도 강풍에 의해 전신주가넘어지거나 가로수, 신호등 등 각종 구조물이 전선을 덮치면서 전기가 끊긴 것이원인이 됐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51만7천500가구, 부산 33만가구, 대구 18만9천가구 등으로주로 영남지역에 집중됐다. 고리원자력 발전소와 월성 원전 2호기의 가동중단, SK 텔레콤의 402개 기지국등 무선통신 3개사의 919개 기지국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500여개 기지국은아직 복구되지 못한 것도 강풍에 의한 피해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벼침수와 쓰러짐, 낙과 등 농작물과 바다 양식장 등에도 심하지만 현재까지는 현지확인이 어려워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 피해가 전남만 해도 침수 2천615㏊, 쓰러짐 6천969㏊, 낙과 733㏊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벼의 경우 그동안 계속된 비로 이미 생산성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번 태풍으로 치명타를 입어 초유의 흉작사태까지 전망돼 농가타격은 물론 정부의 양곡정책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양식장 피해로는 경남 통영의 산양읍 중화.풍화.연명리와 곤리도 일대 200여㏊에 달하는 가두리 양식장이 대부분 파손돼 양식어류 수천마리가 폐사.유실됐다. 또 육지면과 사랑면 일대 30여㏊, 거제 둔덕면과 남부면 저구일대 80㏊ 등 경남해역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전남해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수와 고흥 일대 양식장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현장에 파도가 거세 접근을 할 수 없어 정확한 피해집계는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광주.제주=연합뉴스) 박성우.김승범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