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후반부를 강타해 큰 피해를 준 제14호태풍 '매미'는 최대 순간 풍속 등 각종 진기록을 양산했다. 13일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도재해대책본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태풍 '매미'는 제주지방 통과시 중심 기압이 940hpa로, 과거 제주지방에 가장 큰 피해를 안겼던'사라'와 '루사' 당시 각각 965hpa와 955hpa 규모의 태풍강도를 능가했다. 중심 최대 풍속도 태풍 '루사'때의 초속 56.7m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사라'의 46.9m보다는 빠른 초속 50m를 기록했다. 특히 '매미'의 최대 순간 풍속은 제주시와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에서 초속 60m로 측정돼 2000년 8월 전남 흑산도의 최대 기록 초속 58.3m를 경신했다. 그러나 인명 피해는 사망 2명으로 '사라'때 사망 11명, 실종 107명에 비해 훨씬줄어 태풍 대비 태세가 크게 달라졌음을 엿볼 수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태풍 '매미'가 북상할 때 우리나라 북쪽에 대륙 고기압이, 동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해 느리게 진행했고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섭씨 29도 정도로 높아 태풍의 세력을 계속 유지했다며 태풍강도는 풍속면에서 '강'이고 크기는 태풍 중심 반경이 330㎞로 '중형' 이었다고 밝혔다. (제주=연합뉴스) 이기승 기자 l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