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가 몰고온 강풍으로 12일 오후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정전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대구지역에는 최고 초속 33m의 강풍이 불면서 오후 8시께부터 대구시내 곳곳에서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넘어진 가로수가 전선을 덮쳐 5만4천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한전은 이 가운데 2만여가구는 정전 30분~1시간여만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으나 나머지는 정전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북도청과 도소방본부, 지방경찰청이 있는 북구 산격동 일대에도 오후 10시 25분부터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도와 소방본부 등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북도 재난상황실은 23개 시군으로부터 피해 상황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해 태풍 피해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소방본부도 정전으로 전산시스템과 위치추적시스템의 가동을 수명이 2시간인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다. 달성군 일대 배수장도 정전으로 펌프 13대가 가동을 하지 못해 농경지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오후 10시께 경북 포항시 장흥동과 두호동을 비롯해 구룡포.흥해읍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 1만여가구가 불편을 겪고 있다. 영천지역에는 오후 10시 이후 금호읍과 고경.북안면, 중앙동과 완산동 등 시가지 전체 3분의 2 정도에 해당하는 1만5천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경주지역에서는 양북면 7천여가구를 비롯해 1만여가구가 오후 9시30분부터 정전사태를 빚었다. 청도군 운문.금천,매전면 5천여가구도 정전으로 어둠속에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홍창진 기자 duck@yna.co.kr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