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의 상륙으로 경남지역에서는인명피해를 비롯 정전, 산사태, 주택 및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12일 오후 8시께 경남 사천지역 해안으로 상륙한 태풍은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과 시간당 20-30㎜의 많은 비를 동반한채 밀양과 창녕 등지를 거쳐 도내를 관통하면서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인명피해 이날 오후 9시20분께 통영시 도남동 ㈜신아조선에서 건조중인 4만5천t급 원유운반 탱크선이 태풍 `매미'의 강한 바람에 닻이 끊기면서 표류하다 통영선적 멸치잡이어선 범양호(27t.선장 김대봉.63)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범양호가 침몰, 선장 김씨와 선원 정성문(56.통영시 산양읍)씨 등 2명이 실종돼 통영해양경찰서에서 수색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전사태 태풍이 직접 상륙한 사천지역을 비롯 남해와 거제, 마산, 창원, 통영 등 도내전역에서 전신주가 부러지고 전선이 끊기면서 55만3천여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도내 상당수 주민들은 재해방송조차 보지 못한채 촛불에 의지해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전력 경남본부에서는 900여명의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총동원해 2천여가구에 대해 임시송전을 완료했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정전가구에 대해서는 날이 어둡고 기상이 좋지 않아 복구작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사태 이날 오후 8시20분께 합천군 용주면 장전리-평산리 지방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이 도로 70여m가 토사에 덮여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또 진주시 남강변 진주교에서 동방호텔 사이 800여m의 도로가 침수되고 남해군 남해대교 300여m가 강한 바람으로 차량통행이 제한되는 등 도내에서는 자정 현재 16곳의 국도와 지방도 등에서 교통이 두절 또는 통제되고 있다. ▲주택 및 농경지 침수 시간당 30㎜상당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밀양시 무안면 덕암리 김영홍(77)씨 집 등이 침수되는 등 도내에서는 산청 140가구, 함양 131가구, 밀양 11가구, 창녕 4가구 등 286가구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이 침수된 주민들은 인근 초등학교와 마을회관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이번 태풍으로 창녕 167㏊를 비롯 함안, 밀양 등지의 농경지 320여㏊가 침수됐다. ▲구조구급신고 이날 오후 8시께 김해시 상동 우계리 하소락 평화상가내 LP가스통이 바람에 날려 가스가 누출되는 것을 주민이 신고하는 등 하룻동안 도내 소방서에는 시간당 수백건의 구조구급신고가 잇따랐다.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도내에는 13일 오전 0시 현재 남해에 453㎜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을 비롯 진주 271㎜, 산청 251.5㎜, 밀양 189㎜, 합천 188.5㎜, 마산 177㎜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마산기상대는 "도내의 경우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바람이 약해지고 강수량도 적어지고 있다"며 "13일 오전까지 30-60㎜의 비가 더 온뒤 차차 개겠다"고 밝혔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