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태풍 `매미'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섰다. 부산시 전 공무원과 경찰, 군인, 각 봉사단체 자원봉사자, 시민 등은 태풍 `매미'가 지나간 13일 오전부터 피해지역 곳곳에서 복구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 ◆복구작업 총력전 = 안상영 부산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유관기관장 회의를 열고 피해 현황 파악과 함께 복구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 시장은 또 부산시 전 직원을 복구현장에 긴급 투입키로 하고 파손된 교량과도로시설 등 공공시설물, 주택 등에 대해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최대한빠른 시일안에 복구를 완료토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와 각 구.군 직원들은 파손된 육교현판 등 광고물과 가로수, 가로변 배너광고 등을 철거하는 등 태풍 피해 흔적을 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는 재해대책기금 309억원과 예비비 232억원, 조정교부금 36억원 등 577억원을응급복구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도로 복구 = 부산시 시설관리공단은 공사장에서 낙하물이 떨어져 파손된 동서고가로 주례 램프 공사장과 가로등 전주가 무너진 번영로 등에 대해 인력과 장비를투입, 차량 통행을 재개시켰다. 경찰은 파손 또는 고장난 신호등과 교통표지 등 64개 교통시설물에 대한 긴급복구 및 점검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14개 경찰서 관할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한국전기 등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파손된 신호철주 철거작업 및 교체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또 전구파손 등 피해가 경미한 신호등에 대해서는 부산시 시설관리공단과 4개조의 경정비팀을 편성, 복구작업을 펴고 교통표지판 보수를 위해 2개 권역으로 나눠남일과 대흥 등 관련 업체 직원을 동원, 정비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신호등을 지지하는 철주가 파손된 경우가 많아 교통신호체계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파출소와 교통외근 직원 1천135명과 281대의 순찰차량을 동원, 재해지역차량 통제와 우회도로 확보, 재해물자 수송 통행로 확보에 나섰고 자치단체 요청시병력과 장비를 지원키로 했다. ◆항만시설 복구 = 최대 피해를 본 부산항 신감만부두는 이날 오후부터 부두 야적장 주변을 정비하는 등 피해 수습에 나섰다. 신감만부두는 7개 겐트리 크레인 가운데 파손된 6개에 대해서는 안전점검 등 정밀진단이 필요한 만큼 현장 보존을 우선하고 나머지 부두 야적장에 대해서는 널브러진 빈컨테이너를 수습하는 등 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2개의 겐트리 크레인이 파손된 부산항 허치슨부두(자성대부두)도 이날 오전부터현장 직원을 중심으로 부두 정비에 들어가 야적장과 각 선석 주변을 청소했다. 허치슨 부두의 경우 5개 선석 가운데 파손된 크레인이 있던 2개 선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야적장과 선석 정비가 끝나는 수일내로 일부 부두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감만부두는 핵심 하역시설인 겐트리 크레인 대부분이 파손돼 장기적인부두기능 차질이 우려된다. ◆상수도 재공급 = 부산 남항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영도다리 난간을 강타하면서 다리 밑에 설치돼 있던 700mm짜리 상수관을 파손, 한때 영도 일대에 상수도 공급이 전면 중단됐으나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급수전환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나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통수됐다. 그러나 양정가압장과 신당감가압장 등 20여곳의 가압장에 전력 공급이 끊겨 오후 3시 현재 중구 영주동 일대 등의 12만여 가구가 상수도 공급을 받지 못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시설물들이 직접 파손된 것이 아니기때문에 전력공급만 재개되면 즉시 상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단전 대책 = 태풍 매미 강습에 따라 부산.울산.김해.양산지역 80여만가구에서전력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6시까지 40만가구의 전력공급이 재개되면서 점차적으로 복구되고 있으나 오후 4시 현재 20여만 가구는 정전 상태다. 한전 부산지사는 이에 따라 이날 낮까지 대단위 아파트와 국가 주요시설, 주민안전과 관련된 설비 등을 우선 복구대상으로 정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일반 공급 선로와 변압기 파손과 염해에 따른 고장 설비 등을 이날 오후 7시까지 복구 완료해 전력공급을 재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인입선 고장으로 인한 개별 정전과 그외 배전선로 등에 대해서는 이날 자정까지 복구를 마칠 방침이다. (부산=연합뉴스) 심수화.신정훈.김상현 기자 sshwa@yna.co.kr sjh@yna.co.kr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