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에 따라추석상을 전문업체에 의뢰해 준비하는 '맞춤 차례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차례.제사상은 준비하는 '정성'을 중시해 오던 게 관례였으나 신세대 부부 등을중심으로 간편하게 명절을 보내려는 욕구가 일면서 이 같은 '맞춤 차례상'에 대한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3년 전만 해도 전국에 10여개 안팎에 불과했던 맞춤 차례상 전문업체도 최근에는 40~50개 정도로 늘었으며, 대형 백화점에도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한 상의 가격은 16만~20만원대이고, 준비되는 음식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주로 경기도 방식을 따라 과일과 3탕(소탕.어탕.육탕), 3색 나물(도라지.고사리.시금치), 전과 적, 송편(설에는 편떡) 등이 제공되며, 제기는 대개 가정에있는 것을 쓴다. 서울의 차례.제사상 업체 가례원의 곽은실 실장은 "올 추석의 경우 지난 해보다주문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일단 가정에서 직접 상을 준비할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소비자들이 전문업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 실장은 "해마다 명절이 되면 제수 물가가 많이 오르는데 업체들은 도매로 싼값에 구하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가교제례의 이기문 대표도 "올 추석에도 주문이 늘었다"면서 "원래 자식들이 도와줘야 하는데 세태가 바뀌자 어머니들이 혼자 준비하기 힘들어서 간편하게 주문을통해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요즘엔 옛날처럼 제사 음식을 많이 먹지도 않는 데다 제사상에만올리고 마니까 편하게 준비하기 위해서 이런 서비스를 찾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홍동백서의 이규현 대표는 "초기엔 거부감이 들기도 하겠지만 실제 이용해 보면괜찮다는 판단에 찾는 소비자들이 느는 것 같다"며 "특히 까다로운 제사나 차례 절차를 잘 모르는 신세대들이 많이 찾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차례상을 마련해주는 것과 함께 차례 절차 등도 간단하게안내해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복원의 한참희 대표는 "연휴가 길어서 직접 준비하는 가정이 는 탓인지 올해는 주문이 다소 줄었다"면서 "그러나 차례상 준비과정을 잘 모르기도 하고 귀찮기도한 데다 비용을 봐도 가정에서 직접 준비하는 것과 비슷해서 점차 소비자들이 늘고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