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일원의 시내버스에서 수십년 간 소매치기 범죄를 저질러온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9일 시내버스 안에서 상습적으로 소매치기를 한 혐의(특가법상 상습절도)로 유모(81)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 등은 지난 6월14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양천구 목2동을 지나던 22번 시내버스에서 고모(53.여) 씨의 손가방에서 현금 30만원과 가계수표 300만원권 1장 등이 들어있던 지갑을 훔치는 등 수백 차례에 걸쳐 비슷한 수법으로 6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53년 유 씨의 집에서 소매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을만들어 서로 역할을 분담한 후 조직적으로 소매치기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 씨가 국내 소매치기 기술의 제1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과거 활동무대였던 종로 일대에서 신흥세력들에게 밀려나 세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함께 붙잡힌 2명도 70세가 넘는 고령이지만 50~60대로 보일 정도로 건강한 상태에서 소매치기를 해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홍모(70) 씨등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