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한총련 학생들의 경기도 포천 미8군 사격장 기습시위로 김두관 행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8일 다시 전북부안에서 경비 허점이 노출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경찰은 9일 전.의경 4천여 명을 부안에 추가 투입하고, 집회 연단을 전격 철거하는 등 한발 늦게 강경대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쩔 수 없었다" 변명 = 김종규(52) 부안군수가 8일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당한 것과 관련, 경찰은 김 군수의 부안군 진서면 내소사 방문 일정이 갑자기 잡힌 데다 현장이 경찰 무전기나 핸드폰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난청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수는 8일 오전 11시께 신변보호 경찰관 3명만 대동한 채 내소사를 방문했다. 김 군수의 내소사 방문 사실을 알아챈 부근 주민 20여 명이 차량 10여대를 이용해 사찰 정문을 막은 것은 오전 11시50분께였고 30분쯤 뒤에는 300여명이 추가로 사찰 경내로 들어가 김 군수와 면담을 요구했다. 당시 현장에 경찰이 더 있긴 했지만 주민들이 경내를 선점하자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낮 12시30분께 현장에 도착한 김금석 부안경찰서장이 김 군수 등과 대책을 협의한 끝에 등산로를 이용해 귀가하라고 권유했지만 거절됐다. 오후 4시께부터 김 군수 폭행 사태가 빚어지자 경찰은 만일에 대비해 경찰특공대와 헬기 출동준비 지시까지 내렸고, 결국 오후 6시50분께 사복 경찰과 전.의경 9개 중대를 경내로 투입해 상황을 진압했다. 경찰은 경찰력을 사찰 경내로 투입한 직후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8일 상황에 대처하면서 내소사 경내가 경찰 무전기나 핸드폰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난청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 뒤늦은 강경 대처 = 경찰은 부안 상황이 더 번지면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9일 새벽부터 강경 대처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부터 김병준 전북경찰청장 주재로 긴급 경비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전.의경 30개 중대를 동원해 부안 수협 앞 집회 연단과 부안 읍내 곳곳에 걸려있던 플래카드를 철거했다. 또 경찰은 군수폭행 사태와 관련, 전담 수사반을 편성해 폭행가담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그동안 주민 정서와 대화 분위기 등을 감안해 미신고 집회도 묵인했지만 앞으로는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8일 밤 군청 앞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이모(56)씨 등 주민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청은 9일 부안에 전북 자체 전.의경 병력 7개 중대와 기존 지원병력 15개 중대 외에도 38개 중대 4천여명을 추가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김두관 행자부장관, 윤진식 산자부 장관과 함께 최기문 경찰청장은 당초 추석귀성현장을 점검하기로 했던 일정 등을 취소하고 이날 오전 부안을 방문, 엄정대처를 주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