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 극장가에선 관객 잡기 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상영작은 한국영화 3편과 외화 3편 등 6편에 불과하지만 저마다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오!브라더스' '불어라 봄바람' 등 한국영화 화제작들이 지난주 일제히 개봉돼 흥행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추석 연휴는 전통적으로 한국영화가 흥행에서 강세를 보이는 시기다.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공동경비구역JSA' '주유소 습격사건' 등이 모두 추석연휴에 개봉, 대박을 터뜨렸다. '조폭마누라2'는 CJ엔터테인먼트, '불어라 봄바람'은 시네마서비스, '오!브라더스'는 쇼박스가 각각 배급을 맡아 극장 잡기에서부터 싸움을 시작했다. 이 싸움에선 일단 CJ엔터테인먼트가 기선을 잡았다. '조폭마누라2'는 전국 2백30개 스크린에 걸렸고 '오!브라더스'는 1백80개, '불어라 봄바람'은 1백60개 스크린에서 각각 상영되고 있다. '조폭마누라2'가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오! 브라더스'는 찡한 감동을, '불어라 봄바람'은 사랑을 무기로 관객 잡기에 나섰다. 한국 영화들과 맞대결하는 '패스트&퓨리어스2' '캐리비안의 해적' '주온2' 등 외화도 만만치 않다. '패스트&퓨리어스2'와 '캐리비안의 해적'은 미국서 상당한 흥행실적을 올렸다. 지난 6월 개봉했던 일본의 공포물 '주온'은 국내에서 1백만 이상을 동원,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상영작 6편중 3편이 속편이란 점도 흥미롭다. [ 그래도 한국영화! ]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가위를 들고 2년만에 돌아온 조폭마누라 차은진. 사고후유증으로 과거를 잊은 채 중국집 배달원으로 산다. 남자들의 구애공세 속에 그녀는 기억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어설픈 멜로가 자아내는 웃음, 기억회복과 함께 복수의 전선에서 펼치는 액션이 볼만하다. 신은경이 전편에 이어 주연을 맡았고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연출했다. 15세 이상. 오! 브라더스 불륜 사진 전문가 오상우와 그의 이복동생 봉구가 가족애를 확인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조로증에 걸린 탓에 중년의 얼굴을 한 12세 소년 봉구의 표정연기가 압권. 배꼽 잡는 상황이 이어지지만 결국 관객들을 잔잔한 감동으로 몰고 간다. 김용화 감독의 데뷔작. 이정재, 이범수 주연. 15세 이상. 불어라 봄바람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연출작. 김정은, 김승우 주연. 좀팽이 소설가 선국과 푼수 다방종업원 화정의 어울리지 않는 동거가 시작된다. '열라' '졸라' '오방' 등 화정이 내뱉는 막말과 작가답지 않게 어수룩한 선국의 행동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해 '가문의 영광'으로 추석극장가를 휩쓸었던 김정은이 또 한차례 '영광'을 재현할 것인지 관심거리다. 15세 이상. [ 외화도 괜찮은데… ]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 저주받은 보물과 아름다운 여인의 납치를 둘러싼 해적이야기. 멜로와 액션 어드벤처를 버무려낸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미국에선 대단한 흥행성적을 올렸지만 한국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저주를 받아 영원히 죽을 수 없는 운명에 처한 해적들은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여서 긴박감을 떨어뜨린다. 할리우드판 리메이크작 '링'을 만들었던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했고 죠니 뎁, 제프리 러시, 올란도 블룸 등이 출연한다. 12세 이상. 패스트&퓨리어스2 빈 디젤을 스타로 만든 '분노의 질주'의 속편. 흑인배우 타이리스 깁슨이 빈 디젤의 공백을 메우고 전편의 폴 워커가 재등장한다. 두 친구는 자동차 운전실력을 토대로 경찰을 도와 돈세탁을 하는 범죄집단 검거에 나선다. 폭발적인 거리레이싱이 오감을 자극하며 각종 튜닝차들이 자동차마니아들에게 볼거리를 준다. 존 싱글턴 감독. 12세 이상. 주온2 '납량 특집 방송!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의 실체'라는 여름 특집극 방송을 위해 스태프들이 한적한 시골의 한 주택을 찾는다. 촬영 당일 밤 방송 메이크업 담당이던 메구미가 비명 속에 실종된 것을 시작으로 이 프로그램에 관계된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옴니버스 스타일의 공포극. 감독 시미즈 다카시, 주연 사카이 노리코.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