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잠시 후원을 중단하고 싶은데요" 지난 3년간 모 사회봉사 단체에 월 5만원을 꾸준히 기부해온 A씨(41)는 이번달부터 후원금 보내는 것을 당분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다니던 조그만 중소기업이 경기침체로 구조조정을 단행, A씨가 결국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각 사회봉사 단체나 자선단체에 온정의 손길이 점점 끊기고 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기아선상에 있는 어린이와 고아를 돕는 국제기아대책기구의 경우 지난 5월 정기후원이나 아동과의 1대1 자매결연을 중단하겠다는 후원자가 60명에 달했고 6월에는 100명을 넘어섰다. 7,8월에도 후원 중단의사를 밝힌 후원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내는 후원금액도 대폭 줄어들어 8월 한달 후원금이 전달에 비해 30% 정도 감소했다. 국제기아대책기구는 40대 직장인이 실직으로 후원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가장많이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2일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후원자 수가 떨어지고 있다"며 "경기가 나빠지면 3개월 정도가 지나서 자선단체에 여파가 오는데 올해 상반기불경기로 후원금이 줄면 하반기에 각종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라고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 상반기에 자선단체의 후원금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국제적 이슈였던 이라크 전쟁탓에 대기업들의 기부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개인후원은 단체운영의 `풀뿌리'와 같은데 점점 개인후원자가 줄어드는 것은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국내외 입양사업을 하는 대한사회복지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후원금 송금을 중단하겠다는 후원자가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지난달부터 후원을 일시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후원자가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일주일에 10~20명에 이르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의 김영희 간사는 "신규 후원자 수가 예년의 70% 수준에 그치고있으며 후원금을 낮추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오는 기존 후원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추석에 맞춰 기업들이 내는 후원금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