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장밋빛 환상으로 설레고 있다. 금요일 밤에 떠나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2박4일간의 해외여행이 가능하다. 가족 공동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나 취미생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산업 전반의 구조도 바꿀 전망이다.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곳은 문화관광산업 분야.여가 및 스포츠 레저 문화 예술 여행 항공 등이 주5일 근무제 시행의 수혜주로 부상하게 된다. 90년대초 일본에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나타났던 오토캠프,해외여행 및 프로축구(J-리그) 관중 급증 등과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 여가 시간 증가는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웃 일본의 경우 청소 대행업,반찬 배달업,장례 토털 서비스업 등이 성업 중이다. 기업 경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들은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핵심 업무에 집중하고 경비,물류,안내,빌딩관리,폐기물 처리 등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아웃소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테크 방식에도 일대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전원주택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근교 수도권 지역의 전원주택지용 농지 가격도 상승추세다. 금융시장에서도 레저활동을 겨냥한 각종 보장성 보험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관련 금융상품들도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여가가 늘고 관련산업이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 뒤편에는 노동비용 증가 등의 어두운 면도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비용 상승,생산량 감소 등으로 인해 경영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감이 밀려 1년 내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조선 등 일부 업종 기업들은 추가적으로 20% 정도의 인력을 뽑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특히 중소기업의 애로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계층간 위화감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소득자들은 여가활동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중소기업 근로자 등 저소득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의 이성희 박사는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우리 사회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며 "하지만 사회 계층간 위화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저소득층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