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이 사과에는 '병'으로,포도에는 '열과(裂果)'로 나타나 과수 농민의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기상여건이 사과 재배 역사상 가장병 발생이 많았던 1998년과 비슷해 수확 직전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을 경우 수확량급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8월까지의 기온은 평년에 비해 1.7℃가 낮았으며 일조시간은 118시간이 부족했고 강수량은 297㎜가 더 내렸다. 이같은 기상여건으로 전국 사과 과수원의 사과 갈색무늬병 발병률은 평년에 비해 1.7배, 사과 겹무늬썩음병은 2.8배나 늘었다. 특히 올해와 비슷한 기상조건을 보였던 1998년에 사과의 겹무늬썩음병 발생이전국 사과 과수원의 20%가 넘었던 점을 살펴볼때 올해도 다음달 하순 대발생이 우려된다고 원예연구소는 밝혔다. 포도 역시 직접적인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는 '열과현상'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포도 열과는 토양이 습해져 수분 공급이 많아지면 포도 표피의 압력이 상승해약한 부분이 터지는 것으로 최근 잦은 비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송이당 1∼2개의 알맹이라도 열과되면 터진 부위에서 즙액이 흘러나와 다른 알맹이에 묻게 되고 과즙이 마르면서 표면의 신축성에 변화를 줘 연쇄적으로 터지게 된다. 원예연구소는 사과 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달 하순이나 늦어도 다음달 상순까지는 침투이행성 약제를 살포해야 하며 포도는 열과가 발생하면 빨리 터진 알을솎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