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여원만 더 투자했어도 주민들이 장마때마다 가슴 졸이는 일은 없었을텐데..." 경기 파주시 파평면 두포3거리 임진강변 주민들이 "졸속 수방사업으로 수십년째상습 수해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두포3거리는 임진강과 국도 37호선(문산∼적성)을 사이에 두고 불과 300여m 가량 떨어져 있는 저지대로, 두포천이 바로 옆으로 흘러 임진강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 곳은 임진강 유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0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지난 24일 오전 4시부터 만 하루 물에 잠겨 군도 8호선(국도 37호선∼법원읍)의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특히 주변 주택 30여가구 가운데 2∼3가구의 툇마루까지 물이 차올라 주민들이짐을 싸고 물을 퍼내느라 밤새 곤욕을 치렀고 문산행 버스를 타기 위해 산길 500m를 돌아 코앞 정류장으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두포3거리는 이달초에도 채 100㎜가 안되는 비에 잠겨 잠시나마 차량 통행이 끊겼고 이전에도 거의 연례행사처럼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들은 "두포천 개수공사를 하면서 자신들의 주거지역 400여m만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두포3거리와 두포1.2.3리, 마산1.2리 일대 가구와 공장 300채, 농경지 10만여평이 상습 침수를 당하자 작년 6월 91억여원을 들여 두포천(5.3㎞) 개수공사에 착공하면서 두포3거리 400여m만 제외시켰다. 임득상(48) 이장은 "수방사업을 하면서 유독 하류인 두포3거리 구간을 제외한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로 인해 이번 비에 두포3거리만 또 침수됐다"고 말했다. 시(市)와 주민들은 개수사업에서 제외되자 2001년부터 둑 높이기, 배수펌프시설설치를 위한 사업비(14억원 추정) 지원을 건교부 등에 요구해 왔다. 건교부는 "두포천 개수공사에서 제외된 이유는 당시 사업비 부담 주체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5월 현장조사 결과 사업 필요성이 인정돼 현재 건교부에서예산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김정섭 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