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몰래 카메라' 사건과 향응 의혹을 수사중인 청주지검은 22일 오후 양 전 실장을 소환, 청주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의 수사 무마 청탁에 따른 영향력 행사 및 금품수수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께 출두한 양 전 실장을 상대로 지난 4월과 6월 28일 두차례 이씨를 만나게 된 경위와 이씨의 구체적인 청탁 내용, 이씨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여부 등을 8시간여동안 집중 추궁한 뒤 밤 10시께 귀가시켰다. 양 전 실장은 이날 조사에서 "이씨가 억울하게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말만했을 뿐 수사 무마에 관한 청탁이나 금품을 제공한 일은 없으며 수사와 관련된 영향력을 행사한 일도 없다"며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추유엽 차장검사는 "양 전 실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재소환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금품수수 및 수사 무마 청탁에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해 일부 혐의내용을 포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실제로 검찰은 양씨의 금품수수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지난주부터 양씨와 이씨 가족 및 주변 인물 20여명을 대상으로 계좌추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를 재소환할 경우 이원호씨와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김 전 검사와 홍 모(43)씨 등을 불러 `몰카' 제작.유포 과정에대한 보강 조사를 벌였으며 양 전 실장과 술자리를 같이했던 민주당 충북도 부지부장 김 모(57)씨를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이에 앞서 김 전 검사 변호인단은 "김 전 검사가 지난 6월 20일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를 우선 갈취교사 혐의로 긴급체포하기 위해 지검 수뇌부의 승인을 받아 돌아 온 직후 `윗분이 걱정하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김 전 검사의 수사기록 메모를 공개하며 외압설을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변호인단은 "지난달 1일 검사장 출신인 이씨의 변호인이 청주지검을 방문해 수뇌부를 만나고 간 뒤 김 전 검사가 간부로부터 욕설과 함께 심한 질책을 받았다"며 "그는 이씨의 갈취교사 사건을 내사부에 등재하려 했으나 일부 간부들이 말렸다"고 주장했다. 청주지검은 이에 대해 "이씨에 대한 갈취 교사 사건은 지난 6월 20일 김 전 검사가 수사보고를 해 차장검사가 격려까지 했으며, 다만 일부 관련자들의 입증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라고 지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달 1일 검찰 간부가 김 전 검사의 내사사건을 욕설로 중단시켰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변호인들이 주장하는 외압 관련자료는 대검 감찰팀이 이미 검토돼 외압의 근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확인한 것"이라며 비호설을 일축했다. 한편 이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몰카' 수사 전담팀에 소속돼 있던 주임 검사가 2명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났으나 이번 사건이 종결될때까지 직무대리로 청주지검에 근무해 수사를 담당토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3월 부임한 청주지검 이 모 부장검사가 광주지검으로 전보된 것에 대해서는 부하 검사였던 김 전 검사에 대한 지도 소홀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윤우용 기자 bwy@yna.co.kr y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