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충남 서해안 주요 해수욕장은잦은 비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다양한 이벤트 개최 등에힘입어 피서객이 지난해에 비해 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철 대목을 노린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과 일부 피서객들의 무질서, 쓰레기 투기 등은 여전했다. ▲피서 인파 = 서해안 최대 피서지로 지난 6월28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의 경우 18일 현재 피서객은 815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1만4천명에 비해 8.6%(64만3천명) 증가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31개 해수욕장이 있는 태안반도에도 1천55만명이 몰려 지난해 962만명에 비해 9.7%(93만명) 늘었다. 이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진데다 머드축제 및 해변노래자랑,몽산포 모래조각 경연대회 등 피서객의 눈길을 끌만한 이색 이벤트가 잇따라 열렸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소 경기 = 피서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횟집 등 해수욕장 인근 음식점을 찾은관광객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집에서 음식을 준비해 온 피서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알뜰피서'가확산됐기 때문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유광희(47)씨는 "지난해보다 피서객이 늘어해변은 붐볐지만 음식점을 찾은 피서객은 50% 가량이나 줄어 올해 장사는 망친 것과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김흥돈(57) 안면도 꽃지해수욕장번영회장도 "궂은 날씨가 계속된데다 피서객들도 좀처럼 돈을 쓰지 않아 회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수욕장 인근 숙박업소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싼 요금을 받았는데도 방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태안반도 해수욕장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영호(51)씨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피서객들이 몰려 와 눈코뜰새 없이 바쁜 여름을 보냈다"며 "내년에도 이 정도 피서객이 몰려오면 투자비를 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주변 방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방 구하기도 어렵게 되자 피서철만 되면 한산했던 보령시와 서산시, 태안읍 등 도심의 장급 여관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바가지 상혼 = 해수욕장 주변에서 방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렸다. 대천해수욕장 내 대부분의 숙박업소들은 성수기인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평일 4만-5만원하는 방값을 주말과 휴일에는 10만-20만원으로 올려 받았으며 일부는 30만원까지 받는 폭리를 취했다. 또 시중에서 1병에 500-600원하는 음료수 값도 대부분의 상점에서 1천원을 받아 피서객들의 반발을 샀다. 태안군 안면도 일대 펜션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주말의 경우 큰방(7-8명 이상 수용)은 숙박료를 20만원 이상, 작은방(4인 기준)은 8-12만원을 받는 등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렸다. 텐트촌 역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2만원 이상을 받았고 대부분 해수욕장들이 4천-5천의 주차요금을 받아 피서객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특히 태안군 한 해수욕장 주민은 보존가치가 큰 해안 모래언덕(사구.砂丘)을 깎아 내린 뒤 텐트촌을 만들고 피서객들에게 1만5천-2만원의 이용료를 받아 말썽을 빚기도 했다. ▲쓰레기 투기 및 무질서 = 이들 해수욕장과 인근 소나무 밭 어느 곳 할 것 없이 노래방 기기까지 동원한 피서객과 청소년들의 음주 소란행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술병과 음식물 찌꺼기가 널려 악취를 풍겼다. 특히 대천과 꽃지해수욕장 주변은 새벽까지 마구 터트려대는 폭죽 소음으로 피서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특이 사항 = 올해 여름 충남 서해안에서는 쓰파라치(쓰레기 불법투기 전문신고꾼)이 등장,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말 태안군과 당진군에는 각각 155건, 197건의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을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투기자의 차량번호와 함께 신고접수됐다. 또 주인이 아직 입주하지 않은 도심의 신축 아파트도 피서객들의 숙박시설로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임대업자인 장모(38.태안읍 남문리)씨는 "지난달 25일부터 20일간 17평짜리 빈 아파트 5채를 빌린 뒤 피서객들에게 방당 5만원에 다시 임대했는데 이를 찾는 피서객들이 의외로 많아 기대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말했다. (충남=연합뉴스) 임준재.이은파 기자 limjj21@yonhapnews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