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 이후 끊임없이 나돌았던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씨에 대한 검찰 내 비호세력 존재가 현직 검사에 의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언론의 잇단 비호설 의혹 제기에 대해 줄곧 "유착은 없다"고 부인해온 검찰은 사건 은폐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으며 도덕성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 이씨 수사를 전담해왔던 청주지검 한 검사는 14일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검찰내 윗선의 이씨 비호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가 밝힌 이씨 비호 인물은 그동안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과 일치해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했다. 이 검사는 "1989년 발생한 배모씨 살인 사건과 관련 이씨가 개입했다는 진술을확보, 수사를 벌이려 했으나 모 부장검사가 '오래 전 일인데 제대로 되겠나'고 수사를 말렸다"고 털어놨다. 그 부장검사는 이씨가 6억여원대의 조세를 포탈했다는 혐의점을 잡고 사법처리를 하려던 최근에도 "천천히 해달라"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그는 전했다. 사실 이씨가 연루된 사건에 대한 검.경의 수사가 뚜렷한 이유없이 지지부진하면서 검찰 내 이씨 비호설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올 초부터 조세포탈과 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혐의, 살인 교사 혐의 등에대해 8개월여간 이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무엇하나 이렇다할 결론을내리지 않아 의혹을 키워왔다.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을 계기로 검찰 내 비호세력 의혹이 언론에 계속 거론되는데 부담을 느낀 검찰은 13일 이씨를 긴급체포, 이씨와의 유착설에서 벗어나려 한 것으로 보이나 석연치 않은 돌발적 행위로 오히려 의혹의 소지만남겼다. 뿐만 아니라 이씨 전담 검사를 수사진에서 배제시키는 바람에 그의 반발을 불러화를 자초한 셈이 됐다. 어쨌든 현직 검사에 의해 검찰 내 비호세력의 실체가 확인된 만큼 검찰에 대한전면적인 사정작업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검은 검찰 내 비호 의혹이 일자 내부 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고영주 청주지검장이 13일 "조사해봤으나 유착은 없었으며 대검 감찰반에서도특별한 연락이 없었다"고 말한 것도 검찰의 내부 감찰이 형식적이었음을 반증하는것이다. 이번 수사를 대검에서 맡아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잇단 요구에도 검찰은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내 비호세력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에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이 불보듯 뻔하며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 역시 쉽게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아닌 다른 사정기관에서 이번 사건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이 때문이다. (청주=연합뉴스) 박종국.윤우용 기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