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현재 미 연방 교도소에 수감중인 로버트 김(63.한국명 김채곤)이 석방된 뒤 국내에서 언어연수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로버트 김은 13일 `로버트 김 후원회' 이웅진(㈜선우 대표) 회장 앞으로 보낸서신에서 석방된 뒤 국내에 들어와 폐교된 학교 건물을 증축ㆍ보수해 언어연수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은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을 세계 일등국가의 반열에 올려놓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인성교육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퇴하신 좋은 선생님들과 영어.중국어에 능통한 교사들과 함께 정성을모으면 이 사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골에 폐교된 학교건물을 증축ㆍ보수해 교육시설을 만들면 훌륭한 학생들을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김은 특히 언어연수학교에 부대시설로 교육관ㆍ체육관ㆍ식당ㆍ생활관을건립하고 불우학생에 대해 무료 교육혜택을 주고,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로버트 김은 "한국에서는 언어연수와 조기유학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외화가 엄청나다"면서 "유학ㆍ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생활영어를 교육하고, 식탁예절등도 가르친다면 훌륭한 종합학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회는 로버트 김의 이 같은 뜻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단 기금조성에 적극 나서고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석방 시위 등의 행동은 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웅진 회장은 "로버트 김의 순수한 희망을 한국 현실과 실정에 맞게 현실화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 7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3천500만원의 기금이 모인 상황이지만 기금조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탄원서 제출이나 시위 등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고 친미ㆍ반미 등 편가르기 행동도 하지 않겠다"며 "기금조성에 주력하는 순수한후원회로서만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김은 지난 96년 미 해군정보국 컴퓨터 분석관으로 일하면서 한국측에 국가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97년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징역 9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 받았으며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내년 7월 가석방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