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오염토양 복원과 새로운 공법도입 등으로 환경단체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부산 문현동 옛 군정비창 부지의 토양복원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10일 부산 남구와 농업기반공사 등에 따르면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최고 15만㎎/㎏에 달하던 남구 문현동 옛 군정비창 부지의 오염농도가 3년가량의 복원작업결과 평균 300㎎/㎏까지 떨어졌다. 11만2천여㎡에 달하는 이 곳은 지난 52년부터 40여년간 군 정비창이 위치하면서군장비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름 때문에 토양이 크게 오염돼 부대 이전이후 2000년 8월부터 복원작업이 추진됐다. 국방부로부터 122억원을 지원받아 농업기반공사가 시행한 이 토양 복원작업은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일 뿐만 아니라 기름에 오염된 흙을 정화하는 공법도 국내에서최초로 시도되는 것이어서 각계의 관심을 끌었다. 99년 12월 오염농도를 측정할 때는 TPH 농도가 최고 15만1천964㎎/㎏으로 법적기준치(2천㎎/㎏)의 76배, 행정권고기준치(800㎎/㎏)의 190배에 달해 건물을 짓거나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오염정도가 덜한 흙은 한 곳에 모아 미생물을 투입, 기름을 분해시켰으며 농도가 심한 흙은 고온으로 가열해 기름성분을 증발시키는 공법이 국내 처음으로 시도됐다. 또 오염된 지하수는 공기압력으로 끌어올린 뒤 응집제를 이용해 기름을 제거했다. 그 결과 기름범벅이던 흙의 TPH농도는 평균 300㎎/㎏, 최저 29.7㎎/㎏까지 떨어졌으며 지하수에서도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오염지가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있어 외부로 흙을 반출할 수도 없는 열악한 조건에서 시도된 이번 복원작업에는 외부 전문가와 공무원 뿐만 아니라 환경단체도 참여해 환경정화사업에 대한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기도 있다. 농업기반공사 김민철 부소장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공법인데다 이처럼 대규모 현장에서 실시된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으로써 국내 환경정화사업의 수준을 크게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부산 남구청 환경위생과 윤삼석 환경지도담당은 "이번 사례를 연구보고서와 CD로 제작해 다른 자치단체나 환경단체 등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