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경부선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는 지난 5월 경남 양산에서 발생한 사고처럼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이거나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철도청 지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오전 7시 5분께 동대구역을 출발한제303호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기관사 김기융.36)가 10여분만에 앞서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에 신호대기 중이던 전남 순천행 2661호 화물차를 들이받아 발생했다. 우선 첫번째 사고 원인으로 기관사가 선로 옆에 설치된 신호를 제때 또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사와 함께 기관차에 탑승하도록 되어 있는 부기관사 최창대(35)씨가 사고직후 "고모역을 지나면서 `통신식 운행'을 한다고 보고를 하고 운행하던 중 갑자기화물열차가 앞에 서있어 급제동을 했으나 거리가 짧아 충돌하게 됐다"고 말한 점이이런 추정을 가능케한다. 특히 무궁화호 열차는 직선 선로에도 불구하고 앞서 정차해있던 화물차를 40~50m 전방에서 발견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열차의 진행과 서행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상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기관사가 신호를 제때 감지했다하더라도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아화물열차가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에 있을 때는 무궁화호가 고모역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정지신호가 작동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행신호가 표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고 당시 열차가 시속 60㎞의 서행으로 달리고 있었고 사고 지점이 경부고속철도 건설 공사 구간으로 당시 신호기 교체 작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철도청도 경산역 도착을 앞두고 신호대기 중이던 화물열차를 무궁화 열차가 불과 40여m 앞에서 발견, 급제동을 했으나 거리가 짧아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신호기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화물차, 경산역과 고모역등 4곳 간의 원활한 무선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기관사가 특별한 지시가 없어 앞서열차가 서있는 것을 모르고 진행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철도청 관계자는 "고모역에서 경산역 사이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신호기 교체 작업이 예정된 `통신식 운행 구간'으로 사고 당시 일부 신호기가 꺼져있었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열차의 운행은 기관차와 역, 역과 역사이, 역과기관차 사이의 무선교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어쨌든 이들 추론들은 기관사나 역관계자, 신호기 운용 담당자 등 철도청 관계자의 부주의로 귀착돼 또 철도청이 인재에 의한 참사를 빚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전망이다. 특히 지난 2월 서대전역 부근 계룡육교 부근에서 발생한 호남선 사고와 5월 경남 양산 경부선 사고에 이어 또다시 3개월여만에 대구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열차사고가 빈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